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 10개구단 안방 전격분석

입력 2019-02-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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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다. 자신을 제외한 8명의 야수를 모두 마주보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투수 리드와 주자 견제, 수비위치 조정 등 맡은 역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상대 타자의 특성을 연구해 실전에 접목하는 것도 포수의 몫이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엄청나게 작용한다. 경기 내내 무거운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포지션의 특성상 체력소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포수 포지션의 무게감과도 궤를 같이한다. “좋은 포수 한 명이 팀을 바꿀 수 있다”는 말에도 그만큼 힘이 실린다.

그러다 보니 한 시즌 144경기를 한 명의 포수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주전포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백업 자원의 역할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8 정규시즌 상위 3개 팀인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도 ‘포수 원투펀치’의 시너지효과에 웃었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지금 10개 구단의 포수 사정을 집중 분석했다.

두산은 부동의 주전포수였던 양의지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그러나 그동안 백업으로 활약한 박세혁이 착실히 후계자 수업을 받은 덕분에 충격파를 최소화하고 있다. 풀타임 주전포수의 무게감을 이겨내는 것이 박세혁의 몫이다. 장승현과 이흥련의 백업 경쟁도 치열하다. 건강한 경쟁을 통한 시너지는 두산의 트레이드마크라는 점에서 제2의 포수왕국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SK는 4년 총액 69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재원이 중심을 잡고, 허도환과 이현석이 뒤를 받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백업으로 88게임에 나선 이성우가 LG 트윈스로 이적했지만, 3명이 균형을 맞추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화도 최재훈과 지성준이 출전시간을 양분하며 서로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최재훈은 수비, 지성준은 공격에 강점이 있는데 둘 다 강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때 이들에게 “양의지 왜 안 잡았는지 알지?”라며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거포 포수’로 기대가 큰 이성원의 성장세도 주목된다.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도 백업 걱정이 크지 않다. 키움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이지영이 중심을 잡고, 주효상이 뒤를 받치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2018시즌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김재현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지만, 이지영을 영입하며 공백을 지웠다.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동원의 복귀 여부도 변수다. KIA는 김민식이 주전으로 나서고, 한승택과 신범수가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변수는 한승택이 컨디션 난조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다. 공격에 재능이 있는 신범수가 포수로서 얼마나 역량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삼성 강민호. 스포츠동아DB


강민호가 버티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도 포수 걱정은 없다. 백업은 지난해 이지영만큼의 무게감은 아니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캠프에 강민호와 김민수, 김응민, 신인 김도환, 이병헌 등 5명의 포수를 데려간 것이 그 연장선상에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은 무주공산이다. 확실한 주전을 손꼽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강민호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안중열과 나종덕, 김준태 등 3명이 출전시간을 양분하는 형태를 띨 가능성이 크다.

LG 트윈스는 기존의 유강남과 정상호에 SK에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이성우를 영입해 경험을 채웠다. 유강남이 중심을 잡고 정상호와 이성우의 두 베테랑이 적재적소에 관록미를 뽐낼 것으로 기대가 크다. KT 위즈는 장성우와 이해창, 두 명으로 안방을 꾸린다. 수비력을 강조하는 이강철 감독의 성향을 볼 때 장성우가 중심을 잡고 이해창이 힘을 보태는 그림이 최상이다.

NC는 양의지를 영입하며 단숨에 포수왕국으로 떠올랐다. 외국인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외국인투수가 등판했을 때 포수로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양의지의 체력안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범모와 2년차 김형준도 언제든 안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지난해 가장 나빴던 ‘9이닝당 폭투+포일(Pass/9·0.790)’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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