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면 될 일을…’ KBS, 음주운전 구차한 공식입장
“고급 술집에서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다른 술자리에 동석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음주운전 장면에 대한 제작진이 내놓은 입장이다.
앞서 17일 방송된 ‘하나뿐인 내편’에서는 김도란(유이)과 이혼 후 힘들어하며 혼자 술을 마시는 왕대륙(이장우)과 이를 목격하고 그와 동석하는 장소영(고나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장소영은 일행과 술집을 나서는 길에 혼자 술을 마시는 왕대륙을 발견했다. 이에 일해에게 “얘들아 너희 먼저 가. 다음에 봐”라고 인사한 뒤 왕대륙과 동석했다.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였지만, 장소영은 왕대륙이 따라준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 힘들어하는 왕대륙을 바라보다 곧장 화장실로 향한 장소영은 화장을 고치고 나왔고, 만취한 왕대륙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를 집까지 데려다줬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장소영이 직접 운전해 왕대륙을 집까지 데려다준 것. 이미 한 차례 일행과 술집에 있었던 장소영이 왕대륙과 2차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충분히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음주운전을 지적하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 시청자와 고나은 팬들은 술 마시는 장면이 없다고 억지라고 했지만, 정황과 1차 술자리 과정이 그려진 만큼 음주운전 상황은 의심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뿐인 내편’ 제작진은 사태 파악을 전혀 못 하는 입장을 내놨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본래 의도는 소영이 대륙을 우연히 발견해 말동무를 해줬으며, 만취 상태가 되어버린 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집까지 데려다준 것이었다. 내용 흐름 상 소영이 대륙을 집에 데려다줘 두 남녀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모르고 있지 않기에 대본상 음주 관련 장면을 최소화했으며 소영이 술을 마시는 장면 또한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당 장면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에 충분히 공감한다.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서 향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의도가 ‘그게 아닌데 마지못해 사과한다’는 식이다. 애초 대리기사 한 명 더 넣어서 촬영했으면 됐을 문제였다. 술 마시는 장면은 없었다는 말로 포장하기에는 처음 일행과 헤어지는 장면은 애초 넣지 말았어야 했다. 제작진은 사과할 마음이 없었지만, 높은 시청률에 시청자들이 등 돌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무섭다면, 애초 연출부터 똑바로 해야 했다. 막장 전개로 있는 욕 없는 욕 먹는 이런 상황에서 ‘하나뿐인 욕받이’ 드라마로 전락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