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우상’ 한석규·설경구·천우희, ‘한공주’ 센세이션 재현…베를린 홀린 문제작 (종합)

입력 2019-02-20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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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우상’ 한석규·설경구·천우희, ‘한공주’ 센세이션 재현…베를린 홀린 문제작 (종합)
영화 ‘한공주’로 독립영화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수진 감독이 5년만에 컴백했다.

영화 ‘우상’은 이미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으로부터 “당장 다음 달에 이 감독의 차기작을 보고 싶다”는 극찬을 받았을 정도다. 여기에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의 믿고 보는 호연은 ‘우상’의 세계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20일 서울 압구정CGV에선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한공주’ 이수진 감독이 5년만에 내놓은 차기작인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이수진 감독은 이날 “시나리오는 13년 전, ‘한공주’를 하기 전에 썼다. 잘 되지 않아 ‘한공주’를 했다. 그런 와중에도 손이 계속 ‘우상’에게로 갔다”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의 시작점을 혼자 고민한 적이 있고, ‘우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특히 영화 ‘우상’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해외에서 먼저 선보였다. 이로써 이수진 감독은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시체스 국제영화제,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청룡 영화상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쓴 데 이어 두 번째 연출작인 ‘우상’으로 세계 3대 영화제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설경구는 “베를린 영화제에 처음 가봤다. 천우희의 의상과 레드카펫이 헷갈려서 밟고 다닌 거 같다. 그 정도로 강렬했다”고 영화제 후기를 전했다. 천우희 역시 “나도 첫 베를린 영화제 방문이었다. 첫 시사회를 베를린 영화제에서 해 뜻깊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함께 참석하지 못한 한석규는 “비록 나는 참석을 못했지만 사진으로 천우희를 봤다. 빨간 옷을 입어서 레드카펫과 헷갈렸지만 예뻤다”고 덧붙여 웃음을 선사했다.


영화에는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출연한다. 한석규는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벼랑 끝에 선 도의원 구명회로, 설경구는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빠져 사고의 비밀을 밝히려 애쓰는 아버지 유중식으로 분한다.

무엇보다 한석규와 설경구의 만남으로 화제다. 한석규는 “설경구의 첫인상은 그냥 경구다. 본지 20여년이 됐다. 드디어 함께 작품을 했을 때나 20년 전 모습이나 한결같더라. 한결경구다”라고 말했고 설경구는 “한석규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한국영화를 홀로 짊어지고 있었다. 나의 우상이었다. 한석규는 역시 한석규다”라고 화답, “촬영하면서도 중심을 크게 잡아주셨다”고 덧붙였다.

그 중 설경구는 탈색을 한 데 대해 “아들의 머리카락이 노란색이다. 부성애를 색깔로 표현했다. 중식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혈육에 집착이 생기고, 혈육을 ‘우상’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한공주’ 이후 이수진 감독과 재회했다. 천우희는 사건 당일 중식(설경구 분)의 아들과 함께 있다 자취를 감춘 련화 역을 맡았다. 이수진 감독은 “천우희가 한석규, 설경구라는 대선배 앞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었었다. 당당했다”고 천우희의 연기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천우희는 “‘한공주’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꼭 보답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서 정말 감사했다”고 출연 소감을 말했다.

이어 련화 역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한석규와 설경구가 서로 다른 목적으로 나를 찾기 시작한다. 목적이 다르기에 이중적인 느낌을 지닌 인물이다. 우상을 가질 수도 없는 형편의 캐릭터라 더욱 위험하다. 남녀 통틀어 전무후무한 캐릭터”라고 강렬한 존재감을 예고했다.

끝으로 한석규는 "삶은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연속이다. 중심이 바로서지 않아 '선택의 기준이 뭔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우상'을 촬영하면서는 달라졌다"며 "'우상' 속 등장인물은 모두 바보같은 결정을 하고 파국에 닿는다. 관객들도 보면서 나와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우상'은 오는 3월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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