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란 이런 것…웰메이드 ‘증인’ 통했다

입력 2019-02-20 1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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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주연의 영화 ‘증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진정한 ‘입소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영화 ‘증인’(감독 이한·제작 무비락)이 21일 오후 누적관객 100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넘어섰다. 2,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훌쩍 돌파하는 대작도 많지만, 영화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 흥행 분위기가 천천히 달궈지는 ‘증인’이 거두고 있는 성과는 어떤 면에서 더욱 값지다.

13일 개봉한 ‘증인’이 상영 7일째인 19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이후 ‘극한직업’의 폭발적인 흥행 분위기에 다소 밀렸지만 작품의 가치와 완성도를 알아본 관객의 꾸준한 선택으로 마침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증인’을 향한 관객의 긍정적인 반응은 개봉 직후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징후’가 본격적으로 감지된 건 17일부터다.

대부분의 영화가 토요일에 비해 일요일의 관객 동원이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증인’은 예외다. 개봉 첫 주 토요일인 16일(20만9875명)보다 일요일인 17일(22만5307명)에 더 많은 관객을 모았다.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보이는 공통된 과정이 ‘증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들어도 의미심장한 기록은 이어졌다.

19일 ‘극한직업’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은 물론 같은 날 좌석판매율에서도 1위(18.2%)를 차지했다. 실제 티켓을 구입해 상영관 좌석을 채우는 관객의 비율을 나타내는 이 수치는 영화의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판단 기준으로 통한다.

이에 더해 개봉 첫 주보다 오히려 상영 2주째에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사실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13일 개봉 첫날 8만1425명으로 출발한 ‘증인’은 2주째에 접어든 월요일인 18일 11만4310명을 모았고, 19일에도 11만6466명을 유지했다.


● ‘웰메이드’ 알아본 관객들…호평 이어져

‘증인’은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의 국선변호를 맡은 변호사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자 자폐를 가진 소녀가 서로 소통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정우성은 민변 활동 경력을 가진 대형 로펌의 변호사 순호 역을 통해 그동안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소탈하면서도 일상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의 신념과 갈등하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인물을 그려낸 덕분에 배우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관객 사이에서 이례적일 만큼 공통적으로 ‘정우성이 대표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실제 정우성의 삶과 영화 주인공인 순호의 삶이 겹쳐 보이는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관객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단단하게 퍼지는 입소문을 증명하듯 관객 반응을 살필 수 있는 각종 지수에서도 ‘증인’은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실제 관람객이 참여하는 CGV에그지수가 20일 기준 99%에 이른다. 포털사이트에서 나타나는 평점 역시 상당히 높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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