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 아리사발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2018~2019 잉글리시 카라바오컵 결승전이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날 양 팀은 120분 연장혈투까지 득점하지 못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한 맨시티가 2년 연속 리그 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우승자’ 맨시티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연장전 후반에 논란의 장면을 연출한 첼시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졌다.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항명이었다.
마우루시우 사리 감독은 승부차기를 고려, 연장후반 말미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케파의 교체를 준비했다. 이에 후보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가 몸을 풀며 터치라인에 섰다. 첼시의 팀 매니저로부터 벤치 의사를 전달받은 부심도 교체를 알리는 케파의 번호를 들었다. 승부차기 대비와 교체 사인. 여기까지는 지극히 정상이었다.
그런데 곧이어 문제의 장면이 벌어졌다. 케파는 교체 지시를 거부하는 듯한 손짓을 하면서 그라운드에 남았다. 사리 감독은 볼펜을 집어던지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모션을 취하며 크게 분노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첼시는 두 차례 실축을 했고, 케파는 한 차례 방어에 성공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크리스 서튼은 공영방송 BBC에서 케파의 행동을 크게 비난했다. “수치(disgrace)다. 이런 걸 본 적 없다. 케파는 첼시 유니폼을 입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토트넘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케파는 무례했고, 패배 후 바로 퇴장한 사리 감독도 품격을 잃었다”고 일갈했다.
당사자들은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사리 감독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내가 상황을 오해했다. 팀 닥터가 벤치로 돌아온 뒤 알았다. 케파는 부상으로 교체를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고 그는 ‘몸에 이상 없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많은 취재진이 케파를 기다렸지만 구단 채널과의 인터뷰에만 응했다. 케파는 “오해였다. 2~3분간 혼돈이 있었지만 팀 닥터가 벤치로 돌아가서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