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이덕화가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 ‘덕화TV’를 26일 KBS 2TV로 확장하며 새 도전에 나선다. 25일 이덕화가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도시어부 촬영 없을 땐 덕화TV 올인
유튜버 경험해보니 젊은 세대들 이해
동년배들과 색다른 재미 공유하고파
연기자 이덕화(69)의 끝없는 도전이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를 시작으로 ‘예능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할 만큼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그가 무대를 넓히며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었다. 유튜브다.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 ‘덕화TV’의 문을 연 그가 ‘구독자’의 호응에 힘입어 TV로도 이를 소개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26일 첫 방송하는 KBS 2TV ‘덕화TV’다.
“내일 모레면 칠순이라 몸이 힘들다”며 웃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마음은 더없이 행복하다. ‘낚시꾼’에서 ‘유튜버’까지, 다시 빛을 내는 이덕화의 인생이다.
● “흰머리 찾기도 힘든 나이라도 새 도전을”
이덕화의 예능프로그램 활약은 40대 중반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낯설지 않다. 1985년부터 1991년까지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진행자로 나서 “부탁해요” 등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프로그램의 상징적 역할을 했다. 이후 연기 활동에 집중하면서 1990∼2000년대 세대들에게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자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덕화가 다시 한번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게 된 결정적 계기는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도시어부). ‘낚시광’으로 소문난 그는 ‘도시어부’를 통해 드라마에서 보여준 근엄한 분위기를 벗고 친근한 매력을 드러냈다. 어린 시청자 사이에서는 “고기 잡는 아저씨”로 통한다. 20년 넘게 취미로 즐기고 있는 낚시를 하면서 촬영을 해 그만큼 편안한 모습이 안긴 자연스러운 효과다. 실제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젊은 감각으로 입담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세계로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그는 25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열린 ‘덕화TV’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새로운 무대를 여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전까지 유튜브를 본 적이 없고, 1인 방송이 뭔지도 몰랐다. 내가 하리라고는 꿈도 못 꿨다. 이 나이가 되면 문자메시지 답장하는 것보다 전화하는 게 편하다. 머리카락이 까맣기는커녕 다 빠져 흰머리 찾기도 힘들다. 하하! 이런 나를 제작진이 선택해줬다. 감동이다. 아직은 실수투성이지만 이름을 내건 제목 때문에라도 목숨 걸고 하겠다.”
이덕화는 소형 카메라를 손에 쥐고 거리를 거닐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찍어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고 있다. 아내를 최초로 공개하고, 혼자 노래방에 가는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혼자 밥 먹는 ‘혼밥’, VR(증강현실) 체험, 번화가에서 라이브 방송하기 등 다양한 체험을 영상에 담고 있다. 모두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들이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왜 이런 생활을 하는지 많이 느꼈다”며 “방송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세대 사이의 의견충돌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기자 이덕화.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즐거워”
이덕화는 한때 연기 외에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도 자신의 나이가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삶의 활력을 다시 느끼고 있다”고 했다. ‘도시어부’를 통해 얻은 시청자 기운을 발판 삼아 “이제 ‘내가 못할 게 뭐 있나’ 싶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70살을 앞두고 있어도 그에게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포기하지 않고 일단 부딪칠 뿐이다.
현재 이덕화의 일상은 ‘도시어부’와 ‘덕화TV’로 나누어져 있다. ‘도시어부’ 촬영이 없는 날은 ‘덕화TV’에 모든 시간을 쏟는다. 연기 활동은 2018년 SBS ‘착한마녀전’ 이후 잠시 쉬고 있지만 손과 발을 가만 둘 여유가 없다. 심지어 두뇌도 ‘풀 가동’이다.
“‘도시어부’는 취미인 낚시를 즐기며 피곤한 줄 모른 채 하고 있다. 하지만 ‘덕화TV’는 열심히 하려고 해도 몰라서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좋은 내용을 선별해 방송을 만들려고 물심양면 애쓰고 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마음은 즐겁다. 좋아서 하는 일이어서 정신적으로 피곤하지는 않다.”
이덕화는 최근 자신이 느끼는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또래 시청자와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기계치’이고 무딘 성격인 내가 이런저런 걸 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며 “집에 나태하게 있지 말고 다 함께 과감하게 시작해보자”며 응원했다.
● 이덕화
▲ 1952년 5월8일생
▲ 1972년 TBC 13기 공채 탤런트 데뷔
▲ 1981∼1991년 ‘쇼 2000’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MC
▲ 1987년 MBC ‘사랑과 야망’, MBC 연기대상
▲ 1993년 영화 ‘살어리랏다’, 제18회 모스크바 영화제 남우주연상
▲ 1994년 KBS 2TV ‘한명회’, KBS 연기대상
▲ 2015년 SBS 연기대상 공로상
▲ 2018년 제24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