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오늘의 나를 만든 에너지는 분노”

입력 2019-02-27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대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아 후배들에게 “내 성장의 원동력은 분노”라며 ‘분노의 힘’을 강조했다. 방 대표는 1991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해 1997년에 졸업했다. 사진제공|서울대학교

■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서울대 학위수여식서 축사

적당히 타협치 않은 결과물이 BTS
여러분이 싸워야 세상이 변화한다
일상의 싸움꾼 돼 보는 것도 괜찮아


“오늘의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은 화(火), 분노였습니다. 분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시킨 방시혁(47)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그 근원에서 “분노가 ‘8할’을 차지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방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 축사자로 나서 ‘분노의 힘’을 강조했다. 부조리와 몰상식에 대해 절대 참지 말고 “분노하라”는 이야기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방 대표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의 추천과 설득으로 이날 축사자로 나섰다. 대중문화계 인사가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앞서 2013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다.

1991년 서울대에 입학한 방 대표는 재학 중이던 199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다 독립해 2005년 빅히트를 설립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서구시장까지 점령하면서 이들을 키워낸 방 대표도 ‘최고의 프로듀서’라는 평가 속에 ‘뉴 파워 제너레이션’과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스’ 등 빌보드로부터 세계 음악시장을 움직이는 ‘글로벌 리더’로 꼽혀 주목받고 있다. 그가 서울대 졸업식 축사자로 나선 배경이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DNA’를 배경음악 삼아 단상에 오른 방 대표는 “오늘의 빅히트가 있기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분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분노하는 방시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적당히 일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 없이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다”고 밝혔다. 또 “음악산업이 처한 상황이 상식적이지 않아 분노했고 불행했다”면서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와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업생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회에 나가면 부조리와 몰상식이 존재할 것”이라며 “여러분도 분노하고, 부조리에 맞서 싸우라”고 당부했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야 이 사회가 변화한다”고 재차 강조한 그는 “모든 것은 여러분 스스로에게 달려 있음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소소한 일상의 싸움꾼이 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