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K리그1, 울산-경남-서울 합격…나머지는 좀 더 열심히

입력 2019-03-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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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축구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축구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겨우내 기다렸던 ‘하나원큐 K리그1 2019’가 힘찬 팡파르를 울렸다.

한반도를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의 악조건에도 불구, 주말을 낀 사흘짜리 삼일절 연휴 동안 많은 팬들이 초록 그라운드를 찾아 비시즌 동안 실력을 뽐낸 전사들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최강자 대구FC가 격돌한 전주월드컵경기장에 2만637명이 입장하는 등 K리그1 개막 6경기에 총 7만9355명이 찾아 평균 1만3226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9142명보다 무려 44.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 경기 물러섬 없는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 속에 득점이 터져 ‘축구 보는’ 즐거움과 재미를 더했다. 뚜껑이 열린 K리그1의 판도를 살펴봤다.


● 예상대로? 기대대로?

절대 약자도 절대 강자도 없는 1라운드였다. 특히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과감한 보강에 나선 구단들은 전문가들의 예견대로 저력을 뽐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 사령탑들은 ‘전북의 절대왕조 시대를 끝낼’ 1순위 후보로 울산 현대를 꼽았다. 선택은 옳았다. 김보경, 주민규, 윤영선 등 검증된 베테랑들을 흡수한 울산은 수원 삼성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며 2-1 승리를 챙겼다. 수원 이임생 감독이 “뭐가 무서워서 자꾸 뒤로 가냐”고 제자들을 다그쳤고, 수원도 과감한 역습을 시도했으나 주도권은 울산이 쥐었다. 수원 골키퍼 김다솔의 수많은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울산은 좀더 큰 스코어 차로 이길 수 있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거친 ‘잉글랜드 특급’ 조던 머치를 장착한 경남FC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도·시민구단은 어렵다’는 선입관을 깨고 이적시장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찬사를 받았던 경남은 유일의 K리그2 승격 팀 성남FC의 반격 의지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인 공세를 퍼부어 2-1승리를 거뒀다.

반면 FC서울의 행보는 예상을 깼다. 대진이 나왔을 때, 아니 킥오프 직전까지만 해도 상대인 포항 최순호 감독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서울 최용수 감독에게 “그 (좋은) 멤버들이 다 어디에 있느냐”며 농담할 정도로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실제로 포항은 큰 흔들림 없이 동계전지훈련을 마쳤다. 그러나 서울이 한 수 위였다. 볼 점유율은 포항이 56대44(%)로 우위를 점했으나 서울의 화력이 훨씬 매서웠다. ‘돌아온 골잡이’ 박주영의 실력은 여전했고, ‘우즈베키스탄 특급’ 알리바예프의 몸놀림은 수준급이었다. 사실상 1.5군으로 홈 개막전에 임한 서울은 2-0 승리로 명예회복의 신호탄을 쏘았다. 인천과 제주는 꼬리를 내리지 않는 뚜렷한 컬러를 보이면서 긍정의 내일을 예고했다.


● 아직은, 글쎄….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이 지휘봉을 잡은 전북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강팀에 더 강하고, 약팀에 약한’ 이미지를 깨지 못했다.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빌드-업과 세밀함을 강조하는 모라이스 감독의 철학이 팀 컬러에 오롯이 녹아들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북은 평소 선 굵은 축구를 주로 구사했으나 새로운 옷에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 오히려 대구가 구단 형편상 출중한 실력자들을 수급하지 못했음에도 전북과 1-1로 비기며 희망을 키웠다.

서울에 패한 포항은 선수단 모두가 벤치의 의도와 방향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으나 상주 상무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0-2로 패한 강원FC는 재정비가 필요하다. 결과도 아팠지만 아무런 장점도, 특색도 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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