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전 관중 폭발적인 증가, 왜?

입력 2019-03-05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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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1라운드를 마친 프로축구 K리그가 잔뜩 고무됐다. 전국이 미세먼지로 숨 막힐 듯한 상황이지만 K리그는 딴 세상이다. 경기 내용이 좋은데다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어 신이 났다.

지난 주말 치러진 K리그1(1부 리그) 1라운드 6경기에 입장한 유료관중은 7만9355명이다. 경기당 평균 1만3226명으로, 지난해 1라운드 경기당 평균 9142명보다 무려 44.7%가 증가했다.

개막전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다.

1라운드 홈경기를 가진 전북(2만1250명)을 비롯해 인천(1만8541명) 서울(1만5525명) 울산(1만3262명) 등이 1만 명을 넘었다. 특히 인천은 전용구장 개장 후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경남(6018명)과 상주(5372명)도 지난 시즌 평균을 웃돌았다.

열광적인 응원 덕분인지 경기도 박진감이 넘쳤다. K리그1, K리그2의 11경기를 통틀어 무득점은 단 한 경기도 없었다. 3골 이상을 주고받은 경기가 5경기나 나올 정도로 전반적으로 흥미로웠다.

‘관중 대박’이라며 올 시즌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대박을 친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관중유치에 대한 구단의 인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최근 구단 운영은 과거 주먹구구식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히 구단 운영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많은 구단들이 마케팅에 눈을 뜨고 있다. 경기력과 관중, 그리고 수익에 대한 선순환 구조를 고민한다. 프로축구연맹도 성적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런 노력 덕분으로 팬 친화적인 구단이 눈에 띄게 늘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막 즈음에 구단과 통화하면 대부분 선수나 팀 성적에 관한 얘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관중 증대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구단의 달라진 인식을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불었던 한국축구 열풍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의 극적 승리와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으로 변화를 준 국가대표팀의 선전으로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게 프로축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올 초 아시안컵 조기탈락이 악재인 건 사실이지만 현재 흐름만 보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등장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다.

지난 시즌 최고의 K리거는 득점왕과 MVP를 차지한 경남 공격수 말컹이다. 하지만 그는 중국 무대로 떠났다.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데려온 EPL 출신 조던 머치(경남)를 비롯해 세리비아리그 득점왕 출신 알렉산다르 페시치(서울) 등은 개막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개막전에서 첫선을 보인 알리바예프(서울) 등에 대한 평가도 좋다. K리그에 적응하면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이번 주말 2라운드가 열린다. 대구는 9일 새로운 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제주를 상대한다. 지난해 AFC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격돌했던 수원과 전북도 맞대결을 갖는 등 흥미로운 매치업이 기다린다. 개막전 열기의 지속여부는 K리그 전체 구성원이 하기 나름이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더 뜨거울 수도, 또는 급격히 가라앉을 수도 있다. 개막전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야한다. K리그는 이제 기지개만 켰을 뿐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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