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가 원정, 강원FC의 고충을 아시나요?

입력 2019-03-11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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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김병수 감독. 사진제공ㅣ강원FC

‘매 경기가 원정?’

K리그1 도민구단 강원FC는 올 시즌 내내 엄청난 이동을 감수해야 한다. 가장 힘들다는 원정은 차치하고도 홈경기 또한 만만치 않다. 클럽하우스는 강릉에 위치한 반면 안방 그라운드는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이다. 육로로 두 시간이 넘는 거리로, 멀다고는 할 수 없으나 부담스럽다.

10일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홈 개막전(2라운드)에 임한 강원 선수단은 여느 팀들의 원정 스케줄처럼 움직였다. 킥오프 하루 전에 클럽하우스를 떠났다. 춘천의 한 호텔에 여장을 푼 뒤 가벼운 컨디셔닝 훈련을 하고, 결전에 대비했다.

‘풀 트레이닝’이라는 일정만 추가했을 뿐, K리그의 다른 팀들이 원정길에 오를 때와 거의 동일한 패턴이다. K리그 구단들은 비교적 장거리 원정을 할 때 전날 클럽하우스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현지로 이동해 하루 숙박 후 경기에 나선다.

오히려 FC서울, 성남FC, 수원 삼성 등 수도권 일부 팀들이 클럽하우스와 춘천의 거리가 가까울 정도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2차전을 위해 호주 시드니를 다녀온 울산도 수원에 머물다 춘천으로 움직이는 코스를 택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구단 내부에서 빚어진 파행을 딛고 새 출발을 선언한 강원은 지난해 말 도내 시군들을 대상으로 2019시즌 홈경기 유치신청을 받았으나 춘천만 유일하게 응했다.

도내 ‘전통의 축구도시’로 이름이 났고, 많은 팬들을 보유한 강릉은 2008년 창단한 구단이 처음 안착한 지역임에도 신청하지 않았다.

결국 선수단은 물론, 구단 사무국 직원들도 홈경기를 위해 강릉~춘천을 왕복하는 수고를 감수하게 됐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인 흐름은 아니다. 잦은 안방 이동은 고정 팬 확보에 어려움을 준다. 춘천은 적지 않은 인구를 가졌으나 ‘강원FC=내 팀’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심어주지 못했다. 더욱이 홈 경기장 사용도 올해에 한정돼 있다. 결국 울산전을 찾은 홈 관중은 올해 K리그1 홈 개막전 최소인 2834명에 불과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전환이란 측면은 좋지만 고충 역시 많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도 차원의 관심으로 운영비가 안정적으로 확보됐고, 전용훈련장 건립이 추진 중이나 ‘안방 정착’부터 확실히 이뤄져야 강원 구단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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