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왼쪽)-신태용 감독. 사진|옌볜 푸더·동아일보DB
22일 울산에서 평가전을 갖는 남미의 볼리비아는 이전에 한국과 2번(A매치) 맞붙었다. 한 번은 월드컵이었고, 또 한 번은 평가전이었다. 결과는 모두 0-0 무승부였다. 2경기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특히 ‘볼리비아’ 하면 ‘황선홍’과 ‘신태용’의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관련이 깊다.
한국은 1994년 6월 23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월드컵 C조 예선 2차전에서 볼리비아를 만났다. 1차전에서 강호 스페인과 비겨 승점을 확보한 한국은 월드컵 사상 첫 승과 함께 16강 진출의 가능성까지 부풀렸다. 볼리비아는 1차전에서 독일에 졌다.
한국은 예상대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특히 20대 중반의 스트라이커 황선홍이 골대를 한참 벗어나는 허공 슛을 날려 국민적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반에만 3~4차례의 결정적인 찬스가 무산됐다. 심기일전한 후반에도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황선홍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너무 서두르거나 긴장한 탓에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후반 볼리비아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확보한 한국은 마지막까지 밀어붙였지만 추가시간 포함 103분간의 혈투 속에서도 끝내 골 소식은 없었다.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둔 2018년 6월 7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위치한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맞붙은 볼리비아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탈락한 팀이었다. 더구나 당시 1.5군이 출전해 월드컵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자신감을 갖기에 적당한 상대였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달리 흘렀다. 시종 답답했다. 공수 전환이 느려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한 데다 공격 패턴도 단조로웠다. 특히 최전방 투 톱으로 출전한 김신욱과 황희찬을 두고 신태용 감독이 ‘트릭’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통쾌한 반란’을 선언한 신 감독은 전지훈련 동안에도 정보전을 강조하며 전력을 감추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신 감독은 볼리비아전이 끝난 뒤 “주력 전술을 숨기면서 웅크린 상대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교훈을 얻었다”고 했지만 결국 본선에서, 특히 스웨덴과 1차전에서 그 해답을 내놓진 못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