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 출연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어떻게 만들어질까

입력 2019-03-25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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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나빌레라’가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나빌레라’는 일흔살에 발레에 도전하는 노인과 부상으로 꿈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춘 채록이 발레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로 1년이 넘는 연재 기간 내내 다음웹툰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서울예술단의 색을 입힌 2019년 기대작이다.

서울예술단이 2019년 첫 번째 신작으로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꿈을 꾸고 꿈에 도전하는 이들을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작품이다. 모두가 안된다고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게 꿈을 좇는 일흔 살 새내기 발레리노 덕출과 뭐든 어중간했던 학창시절을 보내며 발레에서 꿈을 찾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 유망주 채록의 각기 다른 청춘에 초점을 둔다.

‘나빌레라’를 위해 천부적인 이야기꾼 박해림 작가, 서재형 연출, 김효은 작곡가 등 국내 최정상의 제작진이 모였다. 박해림 작가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덕출의 기억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채록의 삶을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발레단의 상황과 연결시켜 조금 더 극적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동시에, 덕출에서 채록으로 이어진 꿈이라는 명제를 채록의 친구 성철을 통해 채록에서 성철로 다시 한 번 확장시킨다. 나아가 이 작품도 보는 관객들에게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가 전이되기를 희망한다.

섬세한 연출과 심도 높은 캐릭터 구현으로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서재형 연출가는 이 작품의 사령탑을 맡아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다. 일흔의 노인과 이십대 청춘,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두 사람이 발레를 매개로 우정을 쌓고 누구보다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세대 간의 소통과 가족 간의 소통이라는 큼직한 화두를 더한다. 여기에 뮤지컬 ’호프’를 통해 기대주로 급부상한 김효은 작곡가,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으로 안무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회웅 안무가 등 다채로운 창작진들의 조합은 ‘나빌레라’를 향한 기대를 한층 고조시킨다.

‘나빌레라’는 캐스팅 발표부터 화제를 모았다. 일흔을 몇 달 앞두고 가족의 만류에도 평생 꿈꿔왔던 발레에 도전하는 덕출 역에는 배우 진선규가 일찌감치 캐스팅 되었다. 영화 ’범죄도시’로 38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최근 개봉한 ‘극한직업’으로 천만배우로 입지를 다진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력과 성실함을 겸비한 배우다. 그동안 연극 ‘나와 할아버지’, ‘뜨거운 여름’,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여신님이 보고계셔’, ‘난쟁이들’ 등 수없이 많은 무대에 올랐던 진선규는 장르를 막론한 러브콜 1순위. 그가 연기할 덕출에 공연계 안팎의 관심이 지대하다. 진선규와 함께 덕출 역에 이름을 올린 최정수는 서울예술단의 맏형으로 서울예술단 작품 외에도 최근 ’생쥐와 인간’, ‘오이디푸스’ 등 화제의 연극에 출연하는 등 무용수에서 배우로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덕출의 발레 선생님이자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쌓는 전도유망한 스물셋의 발레리노 채록 역 또한 기대를 모은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아버지에게 인정받지도 못하며, 심지어 부상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방황하지만 발레만큼은 놓지 못하는 청춘 채록 역에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국경의 남쪽’·‘윤동주, 달을 쏘다.’ 등 작품마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서울예술단의 강상준과 그룹 브로맨스 출신으로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 출연했던 이찬동이 함께 캐스팅되어 채록을 나누어 연기한다.

만물은 지구중심을 향하려는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순리인데 발레 무용수는 이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비상한다. 최대한 높이, 최대한 오래. 그래서 발레를 반역(反逆)의 예술이라고 한다. 또한 발레 무용수는 더 큰 각도와 방향으로 다리를 움직여 춤을 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뼈를 바깥으로 턴 아웃시키는 훈련을 한다. 그래서 발끝으로 세상을 등지고 중력과 관성을 위배하는 발레 무용수에게 완성이란 없다. 오직 반복만 있을 뿐. 충실한 기본기와 정확한 테크닉을 요하는 발레는 반복을 통해 몸에 각인시키는 춤이기 때문이다.

‘나빌레라’의 주인공들은 이 발레를 꿈꾸는 인물들이다.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반복을 통해 붙드는 덕출의 간절함은 반복을 통해 동작을 몸에 새기는 발레와 겹쳐진다. 현실의 무게를 어떻게는 떨쳐내고 비상하고자 애쓰는 채록의 절박함 또한 중력을 거스르는 발레와 닮았다. 발레가 필수인 두 인물을 연기해야하는 주역 배우들은 유회웅 안무가의 지도 아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발레 기본기를 다지고 동작을 익히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실제 발레리노를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강상준, 이찬동의 발레 연기 또한 기대를 모은다.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깊이 숨죽이는 시간이 필요하듯, 매일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 발레 무용수로 거듭나고 있는 배우들의 눈부신 도약 또한 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가 아닐까.

순수장르인 발레로 인생의 황혼기 끝에서 도전하는 한국판 ‘빌리 엘리어트’가 될 서울예술단의 신작 ‘나빌레라’의 티켓은 3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며, 서울예술단 유료회원은 3월 25일과 26일 양일간 40% 할인된 가격으로 선예매 할 수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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