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박찬호의 후배 류현진 응원 “파이팅 몬스터!”

입력 2019-03-26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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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선수 시절 박찬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다 건너 남의 나라 ‘공놀이’를 그 시절 그토록 응원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동양인에게 불모지나 다름없던 그 곳을 홀로 헤쳐 나가는 한 청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이 던지는 공 하나 하나에 온 국민은 열광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의 LA 다저스 시절은 아직도 야구팬들에게 수 없이 회자되는 이야깃거리다. IMF로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에는 먼 타국에서 들려오는 ‘희망’찬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큰 힘을 전해주곤 했다.

박찬호는 ‘코리안리거’라 불리는 한국 출신 빅리거 투수들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 동양인에게는 높은 벽이라 불린 꿈의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고, 세계 최정상급 자원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불모지인 그 곳에서 그는 분명 ‘선구자’였다.

이후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꿈의 무대를 두드리고 도전에 나섰지만, 마땅히 박찬호의 후계자라 할 만한 적임자는 오랜 세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 ‘코리안 특급’의 뒤를 잇는 후배 ‘코리안 몬스터’가 미국 LA에 상륙했다. ‘괴물투수’ 류현진(32)은 공교롭게도 박찬호가 전성기를 보낸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류현진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013년과 2014년에 모두 14승씩을 거뒀고, 팀의 포스트시즌(PS) 약진에도 큰 힘을 보탰다. 201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WS)에 선발 등판하는 등 선배가 거쳐 간 꽃길을 고스란히 따라갔다.

29일(한국시간) 미 본토 개막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2019시즌 메이저리그. 류현진은 ‘선구자’ 박찬호의 길을 다시 한 번 더 따라 걸을 예정이다. 바로 팀 최강 선발임을 입증하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홈구장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봉장을 맡는다.

코리안리거 중 개막전 선발투수 보직을 맡은 투수는 박찬호가 현재까지 유일하다. 2001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와 개막전에 선발등판했고, 2002년에는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한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개막전에 출격했다.

박찬호는 자신의 뒤를 잇고 있는 후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구자가 열어놓은 문이 닫히지 않은 건 후배가 있기 때문이고 선구자가 지나간 길이 더욱 다져지는 이유는 그 길을 가는 후배들이 훌륭하기 때문”이라며 “그 후배가 류현진이길 바란다. 파이팅 몬스터!”라고 밝혔다. 잠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함께 입기도 했던 후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담겨있었다.

한편, 개막이 다가오자 미국 현지매체들은 개막전 선발투수에 대한 사전 평가를 너나 할 것 없이 쏟아내고 있다.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보직을 맡은 30명의 투수들 중 19위에 올라 있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그 동안 LA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을 도맡았던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으로 빠졌다. 리치 힐과 워커 뷸러 등 다른 선발 자원도 당분간 나서지 못한다”는 세부 소식을 함께 전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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