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가 CG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놀라운 편집실력까지 보여줘 ‘CG 명가’ 다운 방송을 보여줬다. 여기에 여에스더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수다 본능을 자랑하며 오디오와 재미를 빈틈없이 꽉꽉 채웠고, 무공해 청정 매력을 발산한 엑소 첸과 이름 언급 다섯 번 만에 ‘라디오스타’의 문을 두드린 MC딩동까지 맹활약을 펼치며 브라운관을 웃음 짓게 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여긴 내 구역인데예~?’ 특집으로 여에스더, 첸, MC 딩동이 출연해 각 분야별 톱들이 펼치는 거침없는 토크 전쟁을 선보였다. 이날 스페셜 MC로는 하하가 참여했다.
예방의학박사이자 의사 출신 방송인 여에스더는 ‘원조 갱년기 전문가’답게 시작부터 김구라와 갱년기 배틀을 펼치며 범상치 않은 토크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여에스더는 마치 대본을 읽는 것 같은 연극 톤과 손짓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고,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여에스더의 수다를 듣다 못한 MC들이 첸을 내세우며 토크에 제동을 걸어 멈추게 했다.
이 가운데 여에스더는 연 매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팩트로 이야기하면, 잘 나왔을 때는 500억 정도 된다. 4~500억 정도”라고 솔직하게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여에스더는 “다들 저한테 관심 없다가 매출액 얘기가 나오니 관심을 가져 주신다”고 투덜거리다가도 다시 꿋꿋하게 이야기를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종신 때문에 결혼 후 10년 간 남편 홍혜걸과 부부싸움을 했다고 밝힌 여에스더는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그 여성은 그 남자에게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엉뚱한 상상을 한 바 있다. 이후 남편이 윤종신의 노래를 들으면서 옛날 남자친구를 생각하는 거 아니냐며 질투를 하더라”며 “가사에는 남자가 옛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갔는데, 제 남편은 저의 전 남자친구의 집을 찾아갔더라”고 전했다.
홍혜걸의 질투에 놀라워하던 MC들은 부부싸움이 멈추게 된 이유를 물었고, 이에 여에스더는 “권태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전례 없는 속사포 토크를 선보인 여에스더는 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며 더욱 재미를 더했다. 여에스더는 첸이 소속돼 있는 엑소의 세계관부터, 생년월일, 별명 등 엄마도 모를 만한 TMI를 대방출하면서 옆에 있는 첸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여에스더는 “마케팅팀에서 첸하고 너무 친한 척하면 악플 달리고, 비방해도 악플 달린다고 했는데.. 적당하게 하겠다”고 조심하는 자세를 보여 또 한 번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조심하겠다는 다짐도 잠시, 여에스더는 “첸은 비타민D와 같은 남자다. 비타민D는 면역력에 좋다. 첸만 바라봐도 면역이 올라가서 감기 안 걸릴 것 같다. 좋은 사람과 있으면 암도 안 걸린다. 비타민D를 먹어라”고 다시 첸을 향한 뜨거운 예찬을 펼치며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여에스더는 갱년기 때문에 남편이 꼴 보기 싫을 정도로 싫었던 적도 있다고 고백하며 “남편이 5년 전에 외주 제작사를 차려 최신기법으로 의학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그러더라. 1편당 1억7천이 들어갔는데, 제작비는 4,500만원 밖에 못 받았다. 집 한 채가 날아간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남편이 제가 번 돈도 넣었다. 번 돈은 사회 환원하기 마련인데, 남편을 통해 사회에 환원한다고 생각했더니 6개월 전부터 부부싸움이 없어졌다”고 말해 웃음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엑소 멤버 중 ‘라디오스타’에 유일하게 두 번 출연한 첸은 “처음 출연했을 소속사에 ‘말주변이 뛰어나지도 않은데 왜 저 혼자 출연하느냐’고 여쭤봤다. 그러자 ‘허튼소리 안 할 것 같아서’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데뷔 7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첸은 “시간이 지체되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서 제가 회사에 솔로 앨범 내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엑소로서 앨범이 나오면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홀로서기’다보니 제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바른 말만 늘어 놓는 청정 매력을 자랑했다.
마지막까지 “전에는 못 봤던 스태프들의 수고가 보였다”고 말하는 첸에게 MC들은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재촉했고, 결국 “이번 정산 기대해 보겠다”고 최대한 나쁜 말을 만들어 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SM 가수들 사이에서 ‘아싸’로 알려진 첸은 “성격상 먼저 연락을 못 한다. 그리고 연락으로 소통하는 것보다 만나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데 먼저 연락을 못 하니 상대방과 ‘안 친해’라고 말하게 된다”며 “저는 혼자 있을 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첸은 엑소 멤버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제일 먼저 집에 간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첸은 “인원이 많다 보니 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그게 몇 시간을 간다. 그리고 제 술버릇이 귀가 본능이다”고 해명했다.
첸은 엑소의 재계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첸은 “계약 기간이 3년 정도 남아있다”고 말한 뒤 “지금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그런 것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조곤조곤한 말투로 바른 매력을 드러낸 첸은 속풀이 송에서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열창하며 귓가를 황홀하게 만드는 ‘고막 남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동안 자막으로 ‘라디오스타’에 존재감을 알린 MC 딩동은 다섯 번의 이름 언급 끝에 스튜디오에 입성했다. 평소 꽃가루를 뿌리며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MC딩동이지만 이날만은 얌전해 의아함을 자아냈는데, MC 딩동은 “제가 원래 꽃가루를 뿌리는 것뿐만 아니라 별별 거를 다 준비했는데, 주위에서 그거 하지 말고 그냥 묻는 이야기 대답하고 힘 빼고 진행하라고 하더라”며 “특히 작가님들이 ‘MC오빠들이 금방 질려 할 것’이라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첸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밝힌 MC 딩동은 “팬미팅이랑 쇼케이스를 많이 하는데, SM은 일을 안 준다”고 본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첸은 “저희 회사는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사내 MC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MC 딩동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개인 팬미팅의 MC를 노렸고, 이에 첸은 웃으며 “어필해 보겠다”고 답했다.
성공적인 예능 신고식을 위해 사전에 많은 것을 준비해 간 MC딩동이지만 여에스더의 활약에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 이를 본 MC들은 “MC딩동이 잘못 걸렸다. 의사선생님이 라이벌일 줄이야”라며 웃었고, 이에 MC딩동은 “예능 입학식인데 졸업식 같다”고 푸념해 웃음을 선사했다.
‘행사계 유재석’으로 불리는 MC딩동은 앞서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고영배의 ‘MC딩동이 자신을 의식한다’는 발언에 대해 “말 같지도 않아 어이가 없다”며 “단가도 다르고 개수도 다르다. 저는 그 친구를 의식한 적이 없고, 심지어 그 친구는 가수 아니냐”고 대응했다.
MC딩동이 라이벌로 생각하는 이들은 따로 있었다. MC딩동은 “과거에는 시장 점유율이 90%였는데. 요즘은 70%로 낮아졌다. 프리 선언 아나운서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며 “김일중 씨의 경우 서로 친구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을 안 놓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MC딩동은 자신만의 진행 비법에 대해 “행사에 따라 달라지는 진행 팁이 있다. 팬미팅의 경우 제일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은 ‘팬매니저’다. 100% 팬의 입장에서 해야 한다”며 “행사 전에는 꼭 사전답사를 한다. 대학 축제의 경우 대학 구내식당에서 트렌드를 체크하고, 지형지물을 체크한다”며 준비된 MC의 자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은 출연 예정이던 로버트 할리와 관련된 사건이 사회적으로 중대사안임을 감안하여 그의 출연 장면이 최대한 편집해 방송될 예정되었던 바. 제작진의 특별한 CG 실력이 빛을 발한 것은 물론 여에스더, 첸, 딩동 세 게스트의 활약을 극대화하는 편집이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했다.
각 분야 톱들의 거침없는 토크 전쟁이 펼쳐졌던 이번 '라디오스타'는 1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1부가 4.7%를, 2부가 5.0%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5.6%(23:5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라디오스타'는 MC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