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33% 감소’ 높아진 주전 의존도, 사라지는 대타 신공

입력 2019-04-24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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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지완. 스포츠동아DB

‘대타 신공’.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서 감독의 교체 사인으로 투입된 선수가 경기를 뒤집는 장면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모 감독은 “학생들이 시험 시작 직전에 본 내용이 문제로 나온 것과 비슷한 기분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대타 신공을 유달리 보기 힘들다. 4년새 33%까지 줄었다.

23일까지 KBO리그는 128경기를 치렀다. 우천 취소로 인해 구단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팀당 26경기를 치른 시점이다. 거시적으로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타고투저의 완화다. 물론 시즌 초반에야 투수들이 득세해왔지만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줄인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밖에도 늘어난 볼넷 개수, 늘지 않은 도루 등 리그 전체적으로 분명한 변화들이 포착된다.

줄어든 대타 기용도 포인트 중 하나다. 리그 전체 128경기에서 대타는 237번 기용됐다. 경기당 양 팀 한 번 수준도 안 된다. 예년에 비해 훌쩍 줄었다. 팀당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 129경기를 치렀을 시점에 대타는 355번 기용됐다. 2016년 126경기 시점에서는 308번, 2017년 125경기 시점에서는 331번의 대타가 들어섰다. 지난해에도 126경기를 치렀을 때까지 298번의 대타 시도가 있었다. 2017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띄었는데, 올해는 더 심해진 셈이다.

리그 전체 대타 홈런은 3회에 불과하다. 나지완과 한승택(이상 KIA 타이거즈), 박한이(삼성 라이온즈)가 그 주인공이다. 720경기로 환산하면 약 17개꼴이다. 144경기 체제 이후 매년 30개 안팎의 대타 홈런이 나왔지만, 올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기세다.

대타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키움 히어로즈(0.389)다. 리그 평균(0.219)을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하지만 대타 기용 빈도가 19차례로 리그 최저 2위다. 표본이 적기 때문에 이 수치를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 그 뒤를 삼성(0.350)이 잇고 있다. 대타 기용이 가장 많은 KIA(35차례)는 타율 0.188로 재미를 못 보고 있다. 대타 타율 최하위는 두산 베어스(0.071)다. 주전들이 확고하기 때문에 경기 막판까지 베스트9을 밀고 가는 경우가 잦다.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인 대타 신공이 확연히 줄어든 이유가 있을까? 원로 해설위원 A는 “리그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얇아졌다는 방증”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어느 구단이든 베스트 9도 확실히 꾸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승부처에서 믿을 만한 대타를 내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방팀 단장 B는 “주전으로 매 타석 나서는 선수들도 올해 초반은 유달리 감을 못 잡고 있다. 그러니 경기 중후반 한두 타석을 소화하는 이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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