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라바리니 호의 기나긴 항해 시작, 2019 VNL 출전

입력 2019-05-16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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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사진제공|대한배구협회

2019년 한국여자배구 대표팀 라바리니 호의 기나긴 항해가 시작된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관하는 2019 VNL(발리볼 네이션스 리그)가 대장정에 들어간다. FIVB가 선정한 핵심 12개국에 포함된 대표팀은 5월21일부터 6월20일까지 전 세계를 돌며 5주 동안 쉼 없이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다.

대표팀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팀 선수촌에서 4월28일부터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엔트리 가운데 이재영~김해란~김세영(이상 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등이 부상과 대표팀 은퇴로 팀을 떠났다. 박정아(도로공사)는 발목수술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는 등 최고의 멤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사실 VNL에 전력을 다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대표팀의 목표는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것이다. 대륙간별 예선 E조에 포함된 우리 대표팀은 러시아~캐나다~멕시코를 누르고 올림픽 출전권 한 장을 따내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신임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도 8월의 대륙간별 예선에 전력을 다하고 VNL은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면서 서로의 호흡을 맞춰보는 테스트용 경기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8일부터 대표팀 훈련에 뒤늦게 합류한 라바라니 감독과 새로운 코칭스태프는 아직 우리 선수들의 정확한 기량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원하는 배구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VNL 초반에는 다양한 선수기용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은 터키리그가 늦게 끝나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VNL 3주차부터 합류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살인적인 일정이다. VNL 시작 4주차 동안 세르비아~마카오~미국~이탈리아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는 힘든 원정을 소화해야 한다. FIVB의 돈벌이에 전 세계 배구선수들이 혹사를 강요당하는 상황이다.

현지 시간으로 화요일부터 사흘 연속 경기를 하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유럽~아시아~미국~유럽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스케줄이다. 경기의 결과보다는 다치지 않고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의 경험을 쌓게 하면서 서서히 팀의 전력을 끌어올려서 8월 올림픽 대륙간별 예선때 최고의 팀 컨디션을 만드는 장기적인 구상이 필요하다.

세계랭킹 9위의 우리 대표팀은 미국 브라질 중국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세르비아 태국 터키 미국과 함께 핵심 12개 나라에 포함됐다. 세르비아는 세계랭킹 1위, 미국은 VNL 디펜딩챔피언이다. 이밖에 4개의 도전 국가( 벨기에 불가리아 도미니카 폴란드)를 포함해 16개 국가가 대회에 참가한다.

지난해 우리 대표팀은 5승10패로 전체참가 16개 팀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올해 핵심 국가도 VNL 8위였던 폴란드와 15위 태국이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적순으로 정해졌다.

대표팀은 16일 진천 선수촌에서 원정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한 뒤 19일 0시5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귀국은 6월15일 오전 7시15분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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