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전준우, 롯데를 다시 일으켜 세울까?

입력 2019-06-24 0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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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3)는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타자다. 매 경기 꼬박꼬박 안타, 타점, 홈런을 쌓아가고 있다. 어느덧 타점과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팀 내 1위다.

전준우는 24일까지 75경기에서 타율 0.312(298타수 93안타), 12홈런, 46타점, 55득점을 올리고 있다. 타격 11위, 최다안타 공동 5위, 홈런 공동 6위, 타점 14위, 득점 2위로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다운 성적을 내고 있다. 이 중 팀 내에선 타점만 이대호(63개)에게 뒤진다. 출루율(0.377)과 장타율(0.490)에서도 팀 내 1위는 전준우다. 최하위인 팀 성적이 아쉽지만, 전준우의 활약상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올 시즌 전준우의 강점으로는 꾸준함을 들 수 있다. 75경기 중 57경기에서 안타를 뽑았다. 월별 성적도 견고하다. 타율을 기준으로는 3월 0.281(2홈런·8타점), 4월 0.279(4홈런·8타점), 5월 0.333(3홈런·16타점)에 이어 6월 19경기에서도 0.333(3홈런·14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복 없는 타격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스로 내린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준우는 “일주일에 한 게임만 하는 게 아니니까 매번 경기를 치르고 나면 바로 비워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도 있는 법인데 연연해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타격감이 안 좋다가 (요즘) 다시 돌아오는 느낌인데, 조급하지 않게 다가서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 주 롯데는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승2패를 거뒀다. 각기 2승1패씩의 위닝 시리즈였다. 7연패에서 벗어난 뒤로는 6승2패의 상승세다. 이 기간만 살펴봐도 전준우의 기여도는 몹시 높다. 타율 0.355, 2홈런, 9타점에 결승타 3개다. 1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1회 좌월 2점홈런), 19일 대전 한화전(연장 10회 우중월 2점홈런), 22일 사직 키움전(3회 1타점 좌중간 적시타)에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최근 팀에 새로 가세한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과 좋은 호흡도 선보였다. 23일 키움전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좌중간 안타에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자, 1사 후 윌슨이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 우중간 적시타로 팽팽했던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전준우가 앞에서 끌고, 윌슨이 뒤에서 밀어 팀의 2-1 승리를 불렀다.

윌슨이 KBO리그에 데뷔한 이틀째인 20일 한화전에 앞서 “타석에서 서두르지 않고 볼을 골라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준우가 기대한대로, 이제 5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윌슨은 15타수 6안타 3타점으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29승1무46패로 여전히 최하위다. 9위 한화(31승45패)와는 1.5게임차로 간격을 좁혔지만, 5위 NC 다이노스(37승39패)에는 7.5게임차다. 욕심을 부릴 처지가 아니다. 전준우도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 담담하게 “각자가 조금씩 짐을 나누면 괜찮을 것 같다. 5위까지 격차가 크니까 현재로선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러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전준우의 깨달음대로 롯데도 한 발 한 발 꾸준히 내딛을 수 있을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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