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000회, ‘부조리’ 166회, ‘노력’ 38회…청년의 꿈 외친 BTS

입력 2019-07-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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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성공을 분석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이들의 파워는 여전히 막강하다. 이들은 3일 일본에서 발표한 열 번째 싱글 ‘라이츠/보이 위드 러브’로 사전주문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오리콘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사진은 싱글 음반 재킷.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빅데이터로 본 방탄소년단의 성공

현정은 교수 ‘토픽 모델링’ 기법 분석
“청소년이 본 사회 문제의식에 공감대


SNS 통한 수평적 소통으로 팬덤 발전”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무대를 장악하며 ‘케이팝의 대명사’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언론 보도가 세계 각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그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 결과도 잇따른다. 국내 학계에서도 분야를 막론하고 방탄소년단이 세 번 연속 미국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배경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언론홍보협의회가 주관한 ‘디지털 미디어, 신인류의 탄생’ 학술세미나에서 홍익대 경영학부 현은정 교수가 논문 ‘빅데이터에 나타난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소통’을 통해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이번 논문은 방탄소년단이 데뷔한 2013 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에 관한 국내 각종 신문기사를 ‘토픽 모델링’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토픽 모델링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텍스트 자료에 사용된 키워드를 대상으로 토픽을 추출하고, 추출된 토픽들의 특성을 통해 텍스트 전체 주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법이다.

현 교수는 논문에서 2016년 상황에 주목했다. 당시 음악 소비형태 변화 등으로 음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영 포에버’를 기점으로 꾸준히 5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어 같은 해 ‘윙스’가 총 929만 장을 돌파하며 처음으로 100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한 ‘쩔어’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도 1억 건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해당 시기 각종 언론매체는 방탄소년단의 성과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 팬클럽 아미(ARMY) 등을 함께 언급했다.

이를 토대로 현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노래 가사에 담은 생각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SNS를 통해 팬덤인 아미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스포츠동아DB


이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도 차별화된다. 방탄소년단은 가사에서 ‘노력’(38회), ‘인생’(17회) 등 청춘의 현실을 담은 어구와 ‘부조리’, ‘비판’ 등 166회의 부정어를 썼고, 최다 반복어는 1000회나 사용한 ‘나’였다. 이와 달리 빅뱅은 사랑(235회), 재미(35회), 행복(29회), 베이비(450회) 등을 사용했고, 트와이스는 스위트(12회), 치어(11회), 베이비(144회)를 반복적으로 썼다. 방탄소년단은 “다소 직설적인 단어를 활용해 문화현상 등을 비판하고,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꿈을 가지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위로했다”고 현 교수는 봤다.

아미 역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말하는 데 빠질 수 없는 단어다. 현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이들과 SNS를 통해 소통했고, 과거 아이돌 팬덤 문화가 수직적 관계였다면 방탄소년단과 아미들은 수평적인 관계로 발전했다”면서 “각국의 아미들은 서로 협업해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등을 통해 재생산했다”고 평가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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