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정현.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미완의 대기. 이정현(22·KT 위즈)을 수식하기에 적당한 단어다. 2017년 KT 2차 1라운드로 입단하며 ‘특급투수’의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과 슬럼프가 발목을 잡았다. 입단 첫해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기나긴 재활의 터널에 들어섰다. 팔꿈치 인재 절반 가까이 손상된 상태였다. 결국 퓨처스리그에서도 지난 2년간 9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데뷔 첫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중도 낙오 없이 완주했다. 자연히 퓨처스리그에서도 등판 기회를 꾸준히 얻었다. 첫 15경기에서 18.1이닝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한 그는 생애 첫 콜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첫날인 1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이닝 2안타(1홈런) 3실점으로 고전했고, 6일 뒤인 23일 말소됐다. 첫 1군은 그에게 아픔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많은 지도자들은 “처음 1군을 밟았던 선수들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 잠시간 심적으로 흔들린다”고 하지만, 이정현은 달랐다. 2군으로 내려간 뒤 16경기에서 17.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한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그는 1이닝씩 던지며 셋업맨 역할을 수행 중이다.
19일 올스타 프라이데이 행사에 앞서 만난 그는 “1군에 다녀온 뒤 구위와 구속이 좋아졌다. 특히 속구 구속이 140㎞ 중반까지 찍히는 게 고무적이다. 매커니즘이 달라진 건 없는데, 1군에 다녀온 뒤 확실한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단 1경기. 그토록 바라던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이정현의 갈증은 더욱 커졌다. 그는 “야구는 똑같다. 하지만 관중의 소리가 달랐다. 그 함성에 익숙해지고 싶다”며 “KT가 워낙 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쟁이 어려워진 걸 수도 있지만, 그래도 팀 성적이 좋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그는 “팀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싶다. 콜업 1순위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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