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봉오동 전투’, 승리의 순간이 아닌 값진 희생을 기억하는 방법 (종합)

입력 2019-07-29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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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값진 희생을 기억하는 방법이 ‘봉오동 전투’로 다시 한 번 되살아난다.

2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봉오동 전투’ 언론시사회에서는 원신연 감독과 더불어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원신연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해 만들 때 훨씬 많은 공을 들이고 신경을 써서 자료를 수집하고 체화시켜야 영화로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오동 전투’ 고증을 하는 경우에 다양한 벽에 봉착했다. 남아있는 자료가 조선시대나 고려시대보다 더 없다. 독립전쟁의 도화선 역할을 한 ‘봉오동 전투’가 일본인들 입장에서 기록으로 남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숨기고 왜곡시켜 자료를 많이 없앴다”라고 덧붙였다.

원신연 감독은 독립신문 제88호를 근거해 만들었다. 그는 “독립신문에 보면 정확히 기록돼있다. 봉오동 전투와 과정히 정확하게 기록이 돼 있다.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승리의 순간보다 봉오동까지 유인한 누군가의 희생, 무명의 독립군 이야기를 집중해서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류준열이 연기한 ‘이장하’는 빠른 발과 뛰어난 사격 실력으로 독립군을 이끄는 혈기 넘치는 독립군 분대장이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두뇌를 겸비한 그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신을 내던진다.

류준열은 “촬영 기간에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마음은 독립군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나라를 지켰는지에 대해서였다. 그 분들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마음으로 느꼈다. 숙연해지는 순간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에서 독립군 역할을 했던 보조출연자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도 스크린을 통해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 중에서 정규 군인으로 훈련을 받은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소총이 가장 기본적인 무기여서 사격하는 법을 배웠다. 또 유해진과 조우진과 조금 구별되고 다른 독립군의 모습이 필요했다. 우직하고 말수가 없게 하고 목숨 하나를 바쳐 나라를 지키려는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 황해철은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항일대도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비상한 솜씨를 지닌 인물이다.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지만 정작 자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번 용맹스럽게 일본군에 맞선다.

유해진은 “어떻게 진정성 있게 담아낼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라며 “이 영화를 끝까지 붙잡은 감독님, 배우들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해철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칼을 썼는데 굉장히 무거웠다. 기술을 익히지 않았다. 기교나 테크닉을 보여주는 움직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칼에 감정을 실을지 고민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총과 언변으로 일본군을 상대하는 마적 출신의 저격수 ‘마병구’ 역을 맡았다. 마병구는 황해철(유해진)의 오른팔로, 해철과 티격태격 하지만 충성심이 강하고 정 많은 인물이다. 또한 빼어난 사격술과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독립군 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조우진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잊혀져 간 이름, 그 분들을 전하는 진정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노력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해진 선배가 예전에 단단한 돌맹이 같다고 표현했다. 그 말을 보태자면 마구 던져져서 묵직하면서 뾰족한 돌맹이라고 말하고 싶다. 역사물이 충분히 담겨져 있고 영화적 재미까지 제공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자신의 무기를 기본적으로 몸에 장착하고 다니며 익숙해지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장하(류준열 분)가 어렸을 적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이라면 나는 생존을 위해 어깨너머로 배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이번 영화에서 단순히 연기만 한 것이 아닌 ‘셀프캠’에도 도전했다. 그는 “영화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그런데 이게 움직임이 심해서 조금 어지러울 수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적당히 감정이 들어갈 때 적절히 쓰여진 것 같아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유해진에 대해 “‘셀프캠’ 뿐만이 아니라 여러 제안을 하는 배우였다. 셀프캠 같은 경우는 유해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얼굴이라 만족도가 크다”며 “앞으로도 자주 활용하고 싶은 촬영의 기술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또 활용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극 중에서 일본군을 연기한 배우들 중에는 일본인 배우도 있다.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코타로 등이 참여했다.

원신연 감독은 “일본인 캐릭터는 일본인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리얼리티가 살아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이런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일본 배우들이 출연 의사를 보여줘서 상당히 놀랐다. 작품으로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99년 전 독립군에게 첫 승리를 가져다준 이야기를 그린 ‘봉오동 전투’는 8월 7일에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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