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이색 피서여행으로 동굴, 터널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2억5000만년이란 세월의 신비를 간직한 울진의 천연기념물 155호 성류굴의 웅장한 내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성류굴, 2억5000만년 역사 간직
아이들 놀거리 가득한 트윈터널
머루와인동굴엔 각종 와인 가득
한낮에 30도를 훌쩍 넘고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름 복더위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피서지마다 휴가 인파로 북적이는 이때, 가족들과 함께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더위도 피할 수 있는 이색 피서지들이 있다. 바로 동굴과 터널이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시원한 동굴, 터널여행’이라는 테마로 전국 6개 동굴·터널 여행지를 8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 2억5000만 년의 신비 ‘울진 성류굴’
선유산에 있는 천연기념물 155호 성류굴은 2억50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연동굴이다. 최근 성류굴에서는 1500여 년 전 신라 진흥왕이 다녀갔다는 국보급 명문이 발견되어 큰 관심을 끌었다. 성류굴이 있는 울진은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 등 ‘삼욕’의 고장이라고 한다. 하트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고, 응봉산 중턱 덕구온천과 응봉산 등산로 덕구계곡의 오붓한 숲길에서는 온천욕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일제 강점기 아픔 ‘순창 향가터널’
일제강점기 순창과 남원, 담양 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군이 만든 터널이다. 길이 384m로 광복 후 한동안 마을을 오가는 터널로 쓰다 2013년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을 조성하며 내부를 정비했다. 가까운 강천산에는 울창한 숲길을 걷는 맨발산책로(2.25km)가 있다. 강천사로 가는 지방도 792호선의 메타세쿼이아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의 장군목은 거센 물살이 만든 기묘한 바위가 약 3km나 이어진다.
6종의 머루·사과와인 시음부터 족욕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무주 머루와인동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동굴서 맛보는 와인 ‘무주 머루와인동굴’
무주는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는데, 농가와 와인 업체가 협력해 머루 와인을 빚는다. 머루와인은 적상산 중턱(450m)의 무주 머루와인동굴에서는 더위도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의 무료 시음 프로그램이 있다. 따뜻한 머루와인으로 즐기는 족욕도 있다. 적상산에는 동굴 외에 적상산전망대, 안렴대, 안국사 등의 명소가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화려한 빛의 공간 ‘단양 수양개빛터널’
수양개빛터널은 크게 빛터널과 비밀의정원으로 나뉜다. 빛터널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1984년까지 철도 터널로 썼던 200m 구간이다. 거울 벽으로 구간을 나누고 LED 전구, 레이저와 음향효과 등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밀의정원에서는 화사한 LED 튤립 사이를 산책할 수 있다. 인근 이끼터널은 좌우 축대 벽의 이끼와 하늘을 덮은 나무가 초록 터널을 이루는 모습이 장관이다. 자녀와 함께라면 다누리아쿠아리움이나 고수동굴에서 생태학습을 하며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도심 천연동굴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국내 유일의 도심 천연동굴이다.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총 길이 1510m인데 이 중 810m가 관람구간이다. 동굴에는 멸종 위기종 1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야생동물 황금박쥐(붉은박쥐)가 산다. 석회암이 용식 중인 현재진행형의 활굴로 천장에 굴곡을 형성한 용식구는 국내 동굴 중 최대 규모다. 동굴 뒤쪽에 돌리네탐방로가 있다. 옛 묵호항의 사연을 벽화 골목에 담아낸 논골담길, 새로운 서핑 포인트로 사랑받는 대진해변, 무릉계곡의 절경을 간직한 무릉반석과 쌍폭포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다양한 조명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포토존이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밀양 트윈터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아이와 즐기는 체험 ‘밀양 트윈터널’
조명을 활용해 지역 관광명소로 꾸민 공간이다. 터널 맞은편 체험장에서는 아이들과 또띠아피자도 만들고, 카트도 즐길 수 있다. 인근 만어사에는 오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비한 돌이 유명하다. 하룻밤을 보낸다면 영남루의 야경을 감상하고, 다음 날 아침 밀양연꽃단지도 가볼만 하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