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로한. 스포츠동아DB
강로한은 후반기 6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그거 때려낸 7개의 안타 중 2루타 1개, 3루타 2개, 홈런 1개로 장타가 4개다. 7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한 경기 3루타 2개를 때려냈고, 1일 경기에서는 선제 3점포를 때려냈다. 이날 박시영이 2이닝 무실점으로 오프너 역할을 십분 수행했고, 브록 다익손이 7이닝 4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경기를 쉽게 풀어갔던 건 강로한의 역할이 크다.
경기 후 강로한은 “주위에서 ‘편하게 하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이 되다 보니까 부담을 덜었다. 후반기 단추를 잘 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타격할 때 갖다 맞힌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장타 욕심은 전혀 없지만 제대로 맞으면 큰 타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강로한을 거친 지도자들은 모두 강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에 주목했다. 컨택에 집중하면서 장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6월 한 달간 2군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벌써 65경기 출장이다. 경험이 차근차근 쌓이고 있다. 스스로도 “여유가 생기니 마음이 편해지는 게 있다. 과거에는 아무 생각 없이 타석에서 ‘공 보고 공 치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닝 중간마다 라커룸 복도에 붙은 상대 투수 분석 자료를 보고 타석에 임한다. 여유가 없을 때는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은 유형. 하지만 그럼에도 컨택으로 생산해내는 안타. 팬들은 그를 ‘강지배(경기를 지배한다)’라고 부른다. 강로한은 “알고 있다. ‘알 수 없는 선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것 또한 관심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며 “타석과 수비에서 집중하다 보면 약점으로 지적받는 삼진률이나 실책도 줄어들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