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인 걸그룹 멤버의 활약이 눈길을 모은다. 사진은 신인 걸그룹 로켓펀치의 일본인 멤버 쥬리.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프듀48 출신들 잇따라 활동 나서
대중들의 시선도 대체로 긍정적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본 출신 가수들이 잇따라 데뷔하며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걸그룹 러블리즈의 ‘동생그룹’으로 화제를 모은 로켓펀치가 7일 데뷔하면서 일본인 멤버 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쥬리는 지난해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출연한 일본 걸그룹 AKB48의 멤버로, 올해 초 국내 울림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고 정식 데뷔했다. 그는 이날 데뷔 쇼케이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루안, 유키카도 솔로가수로 첫발을 내딛었다. 루안은 지난달 31일 데뷔 싱글 ‘빕 빕’(BEEP BEEP)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을 각각 양국에서 발표했다. 한국 음악을 듣고 자라며 한국어를 독학했다. 그의 한국 매니지먼트사 스포트라이트의 김민석 대표는 “곡 작업을 전부 한국 스태프와 함께했다. 이들 모두 루안의 노래를 들어보고 흔쾌히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싱글 ‘좋아하고 있어요’를 발표한 유키카는 2월 데뷔했다. 당시엔 이렇다 할 시선을 끌지 못하다 최근 신곡을 발표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허니팝콘도 지난해 데뷔 무대를 치른 후 지난달 초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현재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문화교류만은 멈출 수 없다는 현장과 대중의 시선이 맞물린 덕분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와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지만 “그릇된 시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우려에 조심스러워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은 3월 자신이 이끄는 미스틱스토리와 계약을 맺은 일본 가수 다케우치 미유가 참여한 음원을 발표하려다 연기했다. 그는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해 많은 고민 끝에 훗날을 기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유도 AKB48 출신으로, ‘프로듀스 48’에 출연해 가창력과 창작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