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하성. 스포츠동아DB
세 시즌 만에 20-2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과 도루의 수가 감소된 분위기 속에서 10일까지 15홈런 23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계보를 잇는 중이다. 올 시즌 0.307의 고 타율에 90득점 80타점을 겸한 김하성은 키움 강타선의 중추로서 눈부신 쾌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2016시즌 처음 20홈런 28도루를 기록한 이후로도 2017년 23홈런, 2018년 20홈런을 때리는 등 줄곧 20-20을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왔다. 하지만 욕심을 내지 않았다. 특히 2018시즌에는 8도루만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량 저하가 아닌 ‘팀플레이’의 결과였다. 해당 시즌 3번 타자로 주로 기용되면서 주자 1루 시 타격 성적이 좋은 4번 타자 박병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루 시도 자체를 줄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개인의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김하성도 “20-20 달성에 큰 욕심은 없다. 이미 한 번 이뤄본 기록이 아닌가”라며 의식하지 않았다. 대신 “올해는 앞 타순에서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았다. 득점을 하려면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야 한다”며 “뛰어야 하는 타순에 있어서 뛸 뿐이다. 개인 기록을 위한 플레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타점왕 역시 팀의 핵심 해결사인 제리 샌즈가 차지하길 소망하고 있다. 10일까지 샌즈가 89타점으로 부문 1위, 김하성이 80타점으로 공동 3위에 놓여 있지만 순위 역전에 대한 욕심이 없다. 김하성은 “나는 샌즈나 병호 형이 쳤을 때 홈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며 “올 시즌 내 앞의 주자들이 출루를 많이 해줘서 나도 타점을 많이 올렸지만 신경은 안 쓴다”고 했다. 이어 “샌즈와 내가 나란히 타점을 많이 올린다면 서로에게 윈-윈”이라며 웃었다.
김하성이 바라보는 것은 단 하나다. 팀의 우승이다. 그는 “한국시리즈든 정규시즌이든 할 수 있을 때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팀이 상위권에 있지만 우승을 향해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이어 “다치지 않고 경기에 나가 좋은 플레이를 하면 팀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며 “특히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 많다. 모두들 건강만 잘 지킨다면 나중에는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