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이어보다 무서운 라이블리? 한화전 완봉승으로 첫 승

입력 2019-08-20 22:0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라이블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블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가 완봉으로 한국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한화 이글스다. 자신의 전임자인 덱 맥과이어처럼 한화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라이블리는 20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9회까지 삼진을 12개나 솎아내며 4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총 투구수 104개 중 스트라이크는 85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로 측정됐다. 5-0 완승으로 한화전 5연승을 거둔 삼성은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10승3패의 절대적 우위를 이어갔다.

일주일 전인 13일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에선 5이닝 5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데뷔전부터 패전을 떠안았다. 삼진을 9개나 빼앗을 정도로 구위는 강력했다. 그러나 낯선 환경에서 첫 등판의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한 듯 볼넷 4개, 사구 3개 등 4사구를 7개나 내주며 제구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한화를 상대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팔을 최대한 홈플레이트 쪽으로 끌고 나와서 던지는 투구폼(딜리버리 동작)이 간결하고 빠른 데다, 직구는 송곳처럼 예리했다. 몸쪽으로 깊숙이, 그러면서도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을 정확히 관통하는 제구력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 포심(33개)과 투심(31개)의 2가지 패스트볼에 더해 슬라이더(18개), 커브(18개), 체인지업(4개)을 적절히 섞어 한화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21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ERA) 5.05에 그쳤던 맥과이어도 한화에는 무척 강했다. 4승 모두 한화전에서 챙겼다. 한 차례 노히트노런까지 포함돼있다. 한화전 4경기 ERA가 2.67이었다.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퇴출되면서도 ‘한화 킬러’라는 별칭을 얻었다.

라이블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후반기에는 팀 타율 0.282(4위)로 제법 만만치 않던 한화 타선이지만, 라이블리의 쾌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라이블리가 한화전 완봉승의 기세를 다음 등판으로도 이어간다면 최근 수년간 외국인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삼성의 묵은 고민 하나는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다.

라이블리는 “한국에 와서 첫 승을 올려 기쁘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데뷔전 때는 볼을 많이 던졌는데, 한국과 미국의 마운드에 차이가 있어서였다. 미국은 흙이고 한국은 고무판인데, 투구 시 축이 미끄러져서 제구가 잘 안 잡혔던 것 같다. (오늘은) 딜리버리 수정을 통해 축을 잘 잡았고, 전체적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며 흐뭇해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