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감독 “임시완 엄청난 몰입력 지닌 배우”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의 이창희 감독은 충무로가 주목하는 연출자다. 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영화 ‘소굴’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사라진 밤’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이창희 감독과 장르물의 명가 OCN의 특별한 만남이 안방극장에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더욱 상승하는 이유다. 31일 첫 방송을 앞둔 ‘타인은 지옥이다’를 향한 다양한 궁금증에 이창희 감독이 직접 답했다.
다음은 이창희 감독 일문일답이다.
1. ‘타인은 지옥이다’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그림을 만드는 욕심이 생기는 건 연출자로서 당연했다. 원작 웹툰이 흥미로웠고, 영상으로 구현할 에너지가 생겼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작품 제안을 받은 바로 다음 날 합류를 결정했다. 원작에 있는 것들을 훼손하지 않되, 같지만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원작을 보신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 모두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
영화가 주어진 시간 안에 밀도를 높이는 작업이라면, 드라마는 긴 호흡을 통해 캐릭터와의 공감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드라마틱 시네마는 이러한 드라마의 장점에 영화적 임팩트를 조합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1시간짜리 재미있는 영상을 10개 만들어보자”, 즉 10개의 클라이맥스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
3. ‘고시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지옥’이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연출자의 관점에서 ‘고시원에서 타인들이 선사하는 지옥’을 설명한다면?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고시’는 희망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고시원은 다른 면에서 절망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또한, 늘 우리를 따라다닐 수도 있는 지옥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압축한 공간 같기도 하다. 아주 얇은 벽면을 사이에 두고 완전한 타인과 함께 숨을 쉰다는 것이 이러한 아이러니를 극대화한다. “타인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그 타인이 만약에 살인자라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제 배우와 캐릭터는 그리 닮지 않았다. 배우들이 너무 잘 소화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박종환은 사실 엄청난 미남이다 (웃음). 임시완은 상황에 엄청난 몰입력을 가지고 있고, 이동욱은 존재 자체의 에너지를 형성해 낸다. 이정은은 어떤 상황도 진짜로 만들어버리는 마술사 같다. 이처럼 저마다의 매력을 뿜어내는 캐릭터가 지닌 에너지도 강력하지만, 모여 있을 때 더 빛난다. 그래서 인물들을 촬영할 때 클로즈업보다는 와이드 샷을 주로 사용했다. 인물들의 합을 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 같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심리적인 긴장감에서 오는 장르적 재미와 신선한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누구든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연기와 연출, 많은 부분에 욕심을 냈고, 매회 시청자 여러분이 몰입할 수 있도록 애썼다. ‘타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게 된’ 종우(임시완)와 함께 작품을 시작해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31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