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허경민(30)이 후반기 반전의 사나이로 떠올랐다.
28일까지 10개구단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후반기 타율 4할대(0.412)를 기록하며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28일 잠실 SK 와이번스전까지 3경기 연속 결승타를 터트리는 등 영양가도 만점이다. 공격력이 살아나니 수비에서 움직임도 한층 경쾌해졌다. 20경기에서 실책은 단 하나뿐이다. 최근 4경기에선 연달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 0.769(13타수10안타)의 믿기지 않는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그야말로 경이적인 후반기와 달리 91경기 타율 0.272, 3홈런, 32타점을 기록한 전반기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기복은 적었지만 한 번에 치고 올라갈 터닝포인트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익숙했던 1번타순에서 타율이 0.264(148타수39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허경민은 “내게 실망했었고 자신감도 떨어졌었다”고 돌아봤다.
여기서 ‘팀 두산’ 특유의 끈끈함이 허경민을 깨웠다. 후반기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코치님들께서 마음을 저격하는 위로를 해주시기도 했다. 팀 구성원 모두의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후반기 승률 1위팀이다. 특히 27~28일 잠실 SK와 2연전을 모두 손에 넣으며 선두와 게임차를 4.5경기까지 줄였다. 20경기 남짓 남아있는 상황에서 분명 쉽진 않지만 뒤집기가 불가능한 격차도 아니다. 허경민은 “마음을 비웠다”면서도 “적은 격차는 아니다. 1승씩 쌓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경험이 많으니 이겨낼 수 있다. 마음을 놓은 것과 비운 것은 다르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페이스대로 가겠다”는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말과도 궤를 같이한다. 덧붙여 “우리는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입장이다.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2015년엔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봤다.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무리하게 욕심내선 안 된다”고 오버페이스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