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5일 만의 1군 등판’ KT 하준호, “이제는 제발 정착하고파”

입력 2019-09-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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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하준호가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하준호가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투수에서 타자로. 그리고 다시 투수로. 하준호(30·KT 위즈)의 야구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3315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이제는 제발 정착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KT는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6으로 패했다. 선발투수 김민이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데다 타선의 난조까지 더해지며 손 한 번 쓰지 못하고 패했다. 수확이 마냥 없던 것은 아니었다. 9회 등판한 하준호도 그중 하나다.

하준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4승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투수 재전향 첫 시즌이라고 하기엔 괄목할 성적이었다. 경남고를 졸업한 그는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당시 그의 포지션은 투수였다. 최고구속 150㎞의 속구를 앞세워 2007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받았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군에서 2시즌간 2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57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마운드를 떠났다.

이후 타자로 전향했지만 역시 시원하지 않았다. 322경기에서 타율 0.233, 14홈런, 72타점. 2015시즌 도중 롯데에서 KT로 트레이드되며 야구인생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지만 지난해까지 1군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KT 하준호는 장발에 대해 “언젠가 한 번은 길러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대은과 같은 이유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KT 하준호는 장발에 대해 “언젠가 한 번은 길러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대은과 같은 이유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결국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야구인생 마지막 도박으로 투수 재전향을 결심했다. 구단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올해 2군에서 몇 차례 팔꿈치 통증을 겪었지만, 구단은 서두르지 않았고 하준호도 오뚝이처럼 결국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1-6으로 뒤진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시절이던 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3315일 만이었다. 하준호는 경기 전 “팀 분위기가 좋은데 방해만 안 됐으면 좋겠다. 투수 재전향이 신기하기도, 좋기도 하다. 아직 잘 모르겠다”며 “이제 제발 마운드에 정착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속구구속은 145~6㎞까지는 꾸준히 나온다. 2군 막판에는 연투도 소화했는데 팔에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첫 단추는 완벽했다. 하준호는 이날 8구를 던지며 2아웃을 잡았는데, 속구 최고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하준호의 야구인생이 또 다른 전기를 마련했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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