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전 경기 출장자,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 없다

입력 2019-09-0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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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성현-두산 페르난데스-삼성 박해민-한화 정은원(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전 경기 출장자가 근래 보기 드물게 ‘확’ 줄었다. 144경기 체제 들어 최소 인원은 이미 확정됐다. 하지만 이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2일까지 2019시즌은 전체 일정의 87% 가까이 소화했다. 말 그대로 시즌 막바지. 하지만 지금까지 한 경기도 거르지 않은 4명의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김성현(SK 와이번스·127경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125경기), 박해민(삼성 라이온즈·122경기), 정은원(한화 이글스·124경기)이다. 박해민은 2017년부터 3연속시즌 위업에 도전 중이며, 정은원은 2017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만20세 기록 달성을 노리고 있다.

8월 말까지만 해도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와 김재환(31·두산 베어스)이 레이스에 함께 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25일, 이대호는 29일 부상 등으로 1군 말소되며 경쟁에서 이탈했다. 전 경기 출장 기록에 욕심을 냈던 이들이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었다.

이처럼 쉽지 않기에 전 경기 출장자는 매번 ‘철인’에 비교된다. 일단 한 시즌간 다치지 않고 제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게 힘들뿐더러, 선발출장이 납득될 만큼의 기량도 유지해야 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다소 적은 인원이 기록을 유지 중이다.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래 최저 인원이 예상된다. 2015년~2016년 각 6명, 2017년 5명, 2018년 6명이 시즌을 완주한 바 있다. 2012년 3명에 이어 7년만의 최저 인원 페이스다.

일각에서는 전 경기 출장자가 줄어드는 것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수도권 A팀 수석코치는 “전 경기 출장은 분명 훈장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를 위해 무리하게 출장을 강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현역 때 ‘오늘 출장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는 말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몸이 안 좋을 때 한두 경기쯤 쉬어간다면 장기적으로 팀과 선수 모두에게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구단들은 ‘휴식 차원’이나 ‘선수 보호 차원’을 이유로 적게는 한두 경기에서 많게는 일주일 가까이 선수들을 쉬게 한다. 휴식은 비단 투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쩌면 철인의 감소는 KBO리그의 질적 성장과 맞닿은 명제일지 모른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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