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으스스함 더하는 것들’

입력 2019-09-28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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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주연의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타인의 지옥이다’가 기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세트와 소품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다소 과한 설정으로 일부 시청자의 불쾌함을 자아내고 있지만, 제작진은 웹툰 고유의 색깔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공을 들였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극중 공간적 배경인 고시원이다.

제작진은 주인공인 임시완(윤종우)이 타인들과 함께 살아가며 막연하게 밀려오는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폐쇄적인 구조를 설계했다. 형광등 하나 제대로 켜지지 않고, 문과 기둥을 불규칙하게 배치하며 낡은 액자를 벽에 무질서하게 걸어 두는 등 보는 것만으로도 음습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연출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고시원이 길게 뻗은 일자 형태의 복조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복도 중간을 미세한 각도로 꺾이게 해 보이지 않는 공간에 대한 공포감을 높였다.

박재현 미술감독은 “세트 복도의 시작 부분에 서서 끝부분을 바라보면 어딘가 뒤틀리고 엇나가 있는 느낌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말했다.

작은 소품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박 감독은 세트를 설치를 앞두고 고시원 관련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직접 방문해 전체적인 공간부터 벽에 묻은 때까지 참고해 디자인 작업에 돌입했다.

곰팡이가 슬어 있는 뜯긴 벽지, 더러운 얼룩이 묻어있는 변기와 세면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선풍기 등은 자체 제작했다. 극중 고시원 주인(이정은)이 고시원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달걀에도 빨간 물감을 넣어 만들었다.

박 감독은 “희망을 품고 서울로 올라온 주인공에게 고시원이 숨 막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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