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X” “솔직하게 다가와” 허문회 롯데행 속 키움 비하인드

입력 2019-10-27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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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키움 수석 코치 허문회. 스포츠동아DB

“면접도 안 봤대요.”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신임감독의 내정설은 꽤 오래 전부터 야구계에 떠돌던 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수석코치로 가을야구에 임하는 와중에도 이런 이야기는 끊임없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허 감독의 롯데행에 대한 키움 내부의 시선은 이전에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한 쪽은 허 감독의 선택을 미리 알고 소통했다는 쪽이고, 다른 한 쪽은 이에 대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알고 있던 이들이었다.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던 시기에 키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왜 자꾸 허 수석이 롯데와 연결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관계자는 “허 수석이 그런 일이 있었다면 미리 말을 했을 것”이라며 “면접도 안 봤다고 하더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 관계자의 말과 정반대되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26일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팀의 시리즈 패배가 결정된 뒤 허 감독의 롯데행 소식을 선수들과 공유했다. 침울한 분위기였지만 모두가 허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장 감독은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허 수석이 솔직하게 다가왔다. 나도 마음을 열고 그와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좋은 자리로 가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허 수석의 롯데행을 장 감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수석코치의 공백은 구단 입장에서 절대로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게 타 구단 감독으로 가는 사안이라면 구단은 프런트에서 현장까지 모두가 일치된 의견으로 내부단속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키움은 이제까지 늘 그렇듯 내부단속에서조차 ‘두 가지’ 목소리가 나왔다.의견 일치는커녕 구단 내부의 일이 자기들끼리도 서로 공유가 안 되는 모습이다. 허 감독이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건 충분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키움의 내부 사정은 또다시 씁쓸함만을 남기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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