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뉴스 댓글 전면 폐지…‘다음’이 쏘아올린 작은 공

입력 2019-10-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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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설리. 스포츠동아DB

설리 죽음으로 사회적 이슈 떠올라
연예계 “새 온라인문화 계기” 반색
“악성 댓글 폐해논의 적극 공론화를”

카카오가 자사의 대형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키로 했다. 댓글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선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연예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새로운 온라인 문화가 정착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창 기능 전면 폐지까지 염두에 두고 이달 안에 이를 잠정 폐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이미 중단했으며, 올해 말까지 연예인 포함 인물 관련 검색어도 폐지할 계획이다.

악성 댓글은 14일 가수 설리(최진리·25)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사회적 문제로 다시 떠올랐다. 고인이 생전 악성 댓글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큰 우려를 자아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27일 “비판이 비난으로 변했을 때 폭력적인 한 마디는 연예인에게 큰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그동안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강력 대응하기도 했다.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연예섹션 뉴스에서 발생하는 인격모독 수준의 댓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 데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예계는 카카오의 이번 결정을 대체로 반기는 눈치다. 손성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은 “이를 계기로 성숙한 댓글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면서 “자신의 한 마디가 상대방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스스로의 변화도 필요하다”며 누리꾼에 대한 당부도 내놓았다.

문제는 연예뉴스 댓글 폐지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건강한 댓글은 팬들 사이에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뉴스가 연예인 개인 자체를 조명하는 성격이 강해 댓글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강하다고 판단했다”는 카카오 여민수 대표의 말은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당한 비판의식을 담은 댓글을 막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좀 더 건강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를 통해 악성 댓글의 폐해와 관련한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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