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

입력 2019-10-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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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제주는 시즌 초부터 하위권을 맴돌아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4승12무19패로 최하위인 제주는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뒤 경쟁자들의 몰락을 기다려야 한다. 제주 최윤겸 감독은 포기는 이르다며 다음달 2일 10위 인천과의 홈경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제주도를 잠시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식당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홍보 포스터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파이널 라운드 홈경기 안내 포스터였다. 여기에는 강렬한 문구 한 줄이 담겨있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경기장으로!”

1부 리그 잔류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홈팬들의 응원을 독려하겠다는 의지가 듬뿍 담긴 메시지였다. 이를 두고 제주 구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의견 교환이 많았다. 여러 후보가 나온 가운데 이 문구가 현재 상황과 가장 맞아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와서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맴돈 제주는 2부 리그 강등 위기를 맞고 있다. 35경기에서 4승12무19패(승점 24)로 부진해 최하위로 처졌다. 11위 경남FC는 승점 29, 10위 인천 유나이티드는 승점 30으로 제주를 몇 발자국 앞서나간 상황이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반전이 없는 제주다. 첫 판이었던 19일 상주 상무 원정에서 1-0으로 앞서던 경기를 1-2로 내줬다. 27일 경남 원정에서도 2-1로 앞서나가다가 후반 막판 뼈아픈 자책골이 나와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만약 제주가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친다면 부산 아이파크와 전남 드래곤즈의 뒤를 이어 기업 구단의 강등 아픔을 반복하게 된다. 잔류의 희망조차 없는 다이렉트 강등이 눈앞이다.

기회는 많지 않다. 남은 경기는 3번뿐이다. 제주는 남은 라운드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채로 경쟁자들의 추락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분수령은 다음달 2일 예정된 홈경기다. 상대는 유상철 감독의 투혼 아래 최근 100%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천이다.

제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가 공존한다. 이긴다면 잔류 의지를 마지막까지 가져갈 수 있지만, 이날 패하고 같은 라운드에서 경남이 상주를 꺾는다면 강등이 확정된다.
제주 최윤겸 감독은 인천과의 외나무다리 대결을 준비하며 “잔류 확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과연 제주는 안방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까. 운명의 날은 다가오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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