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불펜 활용 구상…불펜 에이스 조기투입

입력 2019-10-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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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LG 고우석-NC 원종현-KIA 문경찬-키움 조상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야구국가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예선 라운드 C조 경기(11월 6~8일)가 펼쳐지는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한 28일 흐뭇한 표정으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LG 트윈스 소속으로 올 시즌 35세이브를 올린 고우석의 캐치볼 때는 “묵직한 직구를 받쳐줄 좋은 변화구 하나만 더 갖추면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만큼 무서운 투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비단 고우석뿐만이 아니다. ‘김경문호’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소방수들이 넘쳐난다. 36세이브의 하재훈(SK 와이번스), 31세이브의 원종현(NC 다이노스), 24세이브의 문경찬(KIA 타이거즈)도 합류해있다. 지난 포스트시즌(PS) 기간 동안 키움 히어로즈 불펜의 마스터키처럼 활약한 조상우(20세이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세이브 부문 1~3위와 5·6위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김광현(SK), 차우찬(LG), 양현종(KIA)이 포진한 좌완 선발진에 비해 우완 선발진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표팀 마운드 사정에 비춰보면 하재훈을 필두로 한 강력한 불펜은 든든하기 그지없다.

정상급 소방수들이 즐비한 터라 최종적으로 대표팀의 뒷문을 지킬 투수가 누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대표팀 불펜 운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구상에는 붙박이 마무리가 없었다. 김 감독은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를 먼저 쓰겠다”고 밝혔다. 위급한 상황이 오면 불펜의 에이스를 조기에 투입하는 형태다. 키움의 PS 기간 불펜 활용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마무리 오주원에 의존하지 않고 조상우를 이닝에 관계없이 가장 절박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주저 없이 마운드에 올렸다. 조상우는 준PO 3경기 4이닝 무실점, PO 2경기 1.2이닝 무실점, KS 3경기 3.2이닝 무실점 등 지난 PS에서 8경기 9.1이닝 무실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조상우를 뒤에 묵혀두지 않고 앞으로 당겨쓰는 방식이 키움의 PS 선전에 주효했다.

야구대표팀의 예선 라운드 상대인 캐나다, 호주, 쿠바 모두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타선의 파워를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힘이 넘치는 직구를 던지는 고우석과 조상우, 변화무쌍한 커브와 슬라이더가 돋보이는 하재훈, 역시 위력적인 직구와 더불어 노련미를 갖춘 원종현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효과만점일 수 있다. 굳이 마무리를 고정해둘 이유가 없다. 태극마크를 함께 단 특급 소방수들은 ‘김경문호’를 도쿄 슈퍼 라운드(11월 11~17일)로 이끌 가장 확실한 길잡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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