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형 투수·수비형 야수…‘프로세스 롯데’ 외인 세팅 끝

입력 2019-12-15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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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민규 단장. 스포츠동아DB

제구형 투수·수비형 야수…‘프로세스 롯데’ 외인 세팅 끝

콘셉트는 명확하다. 제구력을 앞세운 투수와 수비로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타자. 롯데 자이언츠의 2020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은 ‘수비 강화’라는 키워드와 맞닿아있다.

롯데는 14일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 영입을 발표했다. 앞서 도장을 찍은 투수 애드리안 샘슨, 내야수 딕슨 마차도와 더불어 2020시즌 외인 조각이 끝났다. 당초 롯데는 샘슨, 마차도 듀오에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을 시도했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았고 즉시 플랜B를 가동해 스트레일리를 데려왔다.

최근 KBO리그 무대를 밟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빅 리그 경험’은 필수 옵션이 되고 있다. 스트레일리 역시 메이저리그(ML) 156경기(140경기 선발)에서 803.1이닝을 소화하며 44승40패, 평균자책점(ERA) 4.56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3년간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2019년 무릎 통증 때문에 14경기 등판에 그쳤다.

샘슨은 41경기(20경기 선발)에서 6승12패, ERA 5.71을 기록했다. 2019년 빅리그 풀타임 투수로 뛰었고, 완봉승도 한 차례 달성했다. ERA 등 비율 스탯이 썩 좋진 않지만 텍사스에서 워낙 높은 기대를 갖고 키우던 유망주였기 때문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기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성민규 롯데 단장의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샘슨과 스트레일리의 가장 큰 공통점은 제구와 피홈런이다. 둘 모두 압도적인 파워 피처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한다. ML에서 기록한 9이닝당 볼넷 비율을 살펴봐도 스트레일리는 3.5개, 샘슨은 2.4개다. 이른바 ‘볼질’하는 투수와는 거리가 멀다. 그 대신 ML 커리어 내내 피홈런에 발목을 잡혀왔다.

바로 이 지점이 롯데가 샘슨, 스트레일리 듀오를 데려온 이유다. ‘역대급 홈런시대’가 진행 중인 ML과 달리 KBO리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다. 전년 대비 순장타율 감소율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정타를 맞더라도 홈런은커녕 장타도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샘슨과 스트레일리가 홈런 걱정 없이 자신의 장기인 제구를 뽐내기에 최적의 무대다.
이들의 뒤에는 마차도가 있다. 한 관계자는 “마차도는 수비 범위가 넓은 김재호(두산 베어스)라고 보면 된다. 범위가 넓은데도 안정감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성민규 단장은 “마차도는 타율 0.260~0.270에 8~9홈런만 기록해도 성공이다. 수비에서 그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롯데가 최하위로 떨어진 건 투수진의 볼넷과 야수진의 실책 때문이었다. 약점을 메우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이 프로세스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차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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