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숙원, 리그산업화가 눈앞에 보인다

입력 2020-0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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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총재 정운찬. 스포츠동아DB

정운찬 KBO 총재는 2018년 1월 취임과 함께 리그의 인기를 끌어올려 이를 바탕으로 리그 산업화, 그리고 각 구단의 자생적인 운영을 꼭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행보가 더디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정 총재는 어려울 것 같았던 난제들을 하나 둘씩 풀면서 리그 산업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KBO가 그리는 밑그림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며 각 구단들도 재정자립도 실현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프로스포츠 관련 업계에서는 KBO리그가 2024년 재정자립도에 한 발 더 다가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O는 3일 KBS, MBC, SBS 지상파 3사와 4년간 총액 2160억 원의 초대형 중계권 계약을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통신·포털 컨소시엄과는 유무선 중계권에 대해 5년간 총 1100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TV 중계권이 연평균 540억, 유무선은 연 평균 220억 원이다. 총 760억 원 규모로 리그 10개 구단은 선수단 연봉 총액의 상당 부분을 중계권 판매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KBO는 그동안 5년 단위로 TV중계권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에는 4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3년 TV와 유무선 중계 계약이 동시에 만료된다.

2024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계약은 TV와 유무선 중계권의 통합 판매가 가능해진 셈이다.

방송사, 포털 그리고 최근 세계적으로 미디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및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모두 매우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동시에 모든 중계권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뉴미디어 시장이 원하는 콘텐츠를 각각 나눠 판매할 수도 있게 됐다. KBO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KBO닷컴이 구축된다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유통할 수도 있다.

KBO는 지난해 1차지명 폐지, 전면드래프트 재도입을 시작으로 가장 큰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던 샐러리캡 시행까지 완성해냈다. 2000년 도입 이후 시도하지 못했던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선에도 성공했다.

모두 전력 상향평준화와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더 많은 관중과 팬을 리그에 불러 모으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흥행경쟁력이 높아지면 중계권 비용도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관중수 감소로 리그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도 연이어 큰 계약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 같은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프로야구 콘텐츠를 바라보는 방송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지난 5년간 지상파 3사는 중계권을 대행사에 재판매했다. 그러나 새로운 계약과 함께 대행사 없이 직접 TV 중계 편성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3사의 자회사인 스포츠케이블 방송사들의 수익도 상승 할 것으로 예측되고 중계품질 향상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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