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스토리] 2년 전 강백호 데자뷔…소형준에게 느껴지는 ‘전국구 향기’

입력 2020-02-06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소형준(앞쪽)이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두 번째 불펜피칭을 소화하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2018년 2월, KT 위즈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는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다. KT 구성원 모두가 그해 입단한 신인 강백호(21)를 보고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타격은 서른 살 베테랑의 수준”이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강백호는 실제로 데뷔 첫해 29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왕에 올랐다.


2년이 지난 2020년 2월에도 비슷한 분위기다. 올해 시선을 잡은 건 소형준(19)이다. 강백호와 마찬가지로 ‘완성형 신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형준은 데뷔 첫해 결과 역시 강백호의 ‘데자뷔’로 만들 수 있을까?


KT는 2020년 1차지명에서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드래프트 1년 여 전부터 큰 변수가 없다면 소형준을 지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소형준은 고교 2학년 때부터 각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3학년 때는 유신고를 전국대회 2관왕으로 견인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KT를 넘어 한국야구의 미래로 부를 만한 자원이다. 무조건 선발로 키우겠다”고 평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감독은 소형준의 투구를 실제로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영상으로는 장단점 분석을 끝냈을 만큼 꼼꼼히 점검했지만 눈으로 보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다. 소형준은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KT 스프링캠프에서 첫 훈련인 1일(한국시간)과 5일, 두 차례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사진제공 | KT 위즈


첫인상은 대만족이었다. 이 감독은 6일 “첫날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구위를 떠나 여유가 느껴졌다. 프로 첫 불펜피칭에 감독, 코치가 보고 있음에도 자기 공만 의식하는 게 느껴졌다”고 감탄했다. 두 번째 불펜피칭 때는 컨디션까지 좋았다. 이 감독은 “벌써 이러면 시즌 때 구속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소형준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장성우도 “이제 (우리 나이로) 막 스무 살인데 완성된 느낌”이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두산 베어스에서 투수 파트를 총괄한 바 있다. 숱한 정상급 유망주들을 지켜봤지만 소형준은 보다 더 높은 레벨이라는 중간 평가다. “2년 전 강백호가 딱 그랬다. 프로에 입단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완성된 선수라는 느낌이 난다. 아마추어 때 전국에서 1등을 했던 투수는 자신만의 것이 있다”는 칭찬도 뒤따랐다.


물론 시즌 개막까지 50여일이 남아있다. 구단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통해 타자들과 승부하는 요령까지도 검증해야 5선발로 확실히 낙점될 수 있다. 하지만 첫인상만큼은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또 한 명의 괴물이 알을 깰 준비를 하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