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지지 않겠다”는 SK 최준우의 뜨거운 겨울

입력 2020-02-0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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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준우.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이를 악물었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최준우(21)의 겨울은 유독 뜨겁다.

1군 데뷔를 이뤄낸 2019시즌, 누구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던 그는 7월 중순 1군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강점으로 꼽히는 야무진 타격으로 거듭 멀티 히트를 작성하면서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특유의 근성 있는 자세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컨디션을 꾸준히 이어가는 요령이 아직 없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타격 리듬이 떨어진 그는 8월 초 다시 짐을 싸야했다.

해당 시즌을 마치고 호주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얻어온 게 많다”는 최준우는 “타격에 사이클이 있는 편이다. 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스윙 궤도에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 면에서도 스로잉을 짧고 간결하게 바꾸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비 시즌 내내 호주에서 바꿔온 부분들을 익히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스스로 짚은 개선점이 많았다. 정신적인 부분이 제일 컸다. 최준우는 “1군에서는 심적으로 느끼는 것들도 2군과 정말 달랐다. 나에게 더 큰 확신이 있어야 떨지 않고 잘 할 수 있더라”고 했다. 체력 보강도 필요했다. 그는 “시즌을 잘 치르다 체력이 떨어진 게 느껴졌다. 비 시즌 동안 이지풍 코치님과 상의해 웨이트 훈련을 더 세부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열리는 1군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지 못했다. 최준우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낙담해있을 여유가 없었다. 부지런히 몸을 만들어 새로운 기회를 엿봐야 했다.

1일부터 강화도에서 훈련을 시작한 그는 예정된 단체 운동이 끝나고도 손지환 수비 코치를 붙들고 자율 야간 훈련까지 소화하는 중이다. “타격보다 수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는 최준우는 “바꾼 스로잉 폼에 익숙해지긴 했는데, 아직 확실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손 코치님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주신다”고 했다.

SK 최준우(오른쪽).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손 코치 역시 열의를 불태우는 최준우를 내심 기특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워낙 운동을 열심히 하고 성격도 밝다. 센스도 있어서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면 금방 배운다”며 최준우를 치켜세운 손 코치는 “우리 팀은 센터 라인을 보강해야한다. 준우가 1군으로 올라가줘야 한다. 2루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팀도 더 강해진다”고 힘 줘 말했다.

SK의 2루수 오디션은 현재 진행형이다. 염경엽 감독은 매 시즌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내야 센터라인의 주인공을 애타게 찾는다. 아직 후보자 모두에게 주전 발탁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최준우는 “경쟁자가 확실하다. 절대 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다”며 “(유)서준이 형도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서로 좋은 자극이 된다”고 했다.

때마침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7일 SK가 창단 후 처음으로 1·2군 합동 스프링캠프를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퓨처스팀(2군)에 속한 최준우도 11일 베로비치로 향한다. 1군이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컴플렉스의 메인 구장을 포함한 3개 면을 활용하고, 2군이 그곳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2개 면을 쓰기로 했다. 염 감독도 매일 2군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최준우로선 다시금 눈도장을 받을 기회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계속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분 좋은 변화도 있었다. 2020시즌부터 등번호 6번을 달고 뛴다. 주전 내야수를 목표에 둔 최준우에게는 의미 있는 번호다. 그는 “영광스럽다. 평소 좋아하는 (김)성현 선배의 번호를 이어 받아 큰 책임감도 느낀다”며 “6번은 내야수라면 꼭 달아보고 싶은 번호다. 선수 생활을 하며 처음 달아본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감회가 새롭다”고 웃었다.

당찬 목표도 세워뒀다. “지난 시즌을 통해 내가 어떤 선수인지 조금이나마 보여드린 것 같다”는 최준우는 “2020시즌에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정말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안타 생산에 가장 자신이 있다. 1군에서 꼭 100안타를 쳐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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