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의 양식’ 백종원·최강창민→채사장 ‘味식 대장정’ 마침표
JTBC ‘양식의 양식’이 국밥 여정을 끝으로 흥미진진했던 3개월간의 ‘미(味)식’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양식의 양식’은 치킨부터 불고기, 백반, 냉면, 삼겹살, 삭힌 맛, 짜장면, 국밥까지 8개의 한식들에 담긴 비밀을 추적했다. 전국 팔도는 물론 아시아, 유럽, 미국 등 6개국에서 8개월간 해답을 찾아 보는 이들의 마음의 양식까지 충족시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9일 방송된 마지막 회 역시 국밥계 쌍두마차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부터 국에 밥을 말아먹는 한국만의 식문화까지 국밥의 담긴 한식의 의미를 알아내며 흥미로운 한식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날 양양 어벤져스는 늘 헷갈리는 곰탕과 설렁탕이 각각 양반음식과 서민음식으로 시작점부터 달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재료, 조리방식, 즐겨 먹은 이들의 신분 등 들여다볼수록 확실한 차이를 가진 곰탕과 설렁탕이 오늘날 경계가 허물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적 성장으로 인한 설렁탕 재료의 고급화로 결론을 내렸다.
또 밥과 국을 따로 지어 하나로 말아먹는 국밥 문화가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점과 이런 습관 때문에 국 안에 밥을 떠먹기 편하도록 넓고 얕게 만들어진 한국 숟가락만의 특징 등 세세한 의문까지 놓치지 않고 다뤘다.
마지막 회까지 ‘미(味)적 호기심’을 충족시켰던 ‘양식의 양식’은 특히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질문, 한 번쯤은 생각해본 궁금증, 친숙해서 지나쳤던 사실 등을 캐치했고, 한식의 기원부터 궁금증 풀이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하나씩 벗겨가는 여정으로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는 각기 다른 전문 분야의 인물들이 모인 양양 어벤져스가 한 몫 했다. 음식 대가 백종원이 주제를 던지면 문학평론가 정재찬은 문헌을 통해 뿌리를 찾았다. 작가 채사장이 종교와 역사, 철학 등 인문학에서 힌트를 얻으면 건축가 유현준은 건축에 빗대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 핵심을 찌르는 최강창민의 질문까지 더해져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완성해냈다.
뿐만 아니라 VIP를 위한 옥류관 냉면과 청나라 황제의 식탁, 나이든 소로 만든 최고의 스테이크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급 정보들의 행진과 백반 시장의 현주소와 같은 안타까운 현실도 조명, 음식을 통해 삶과 세상을 읽어내는 시간도 선사했다.
이렇듯 ‘양식의 양식’은 전 세계 음식문화 속에서 오늘날의 한식의 의미를 찾으며 3개월간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한층 더 놀라운 음식과 모험으로 시즌 2를 약속한 JTBC ‘양식의 양식’은 오랫동안 시청자들 마음속에 행복했던 여정으로 간직될 것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