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포트②] 청바지, 1970년대 중반 첫 등장…유행 민감한 청춘의 상징

입력 2020-03-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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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청청패션을 선보인 그룹 NCT127. 사진제공|더쇼

‘청청 패션’의 핵심 청바지는?

“기계문명에 대한 복고적인 저항, 소수파 민족의 억압에 대한 반항, 기성체제에 대한 의문 등 요즘 젊은이들의 자세를 암시한다.”

1971년(3월16일자) 진철수 동아일보 주미특파원이 당시 미국 대학생들의 ‘히피스타일’에 대해 남긴 단상이다. 그 상징이 바로 “블루진”이었다. 한국에서도 이제 막 소개된 때였던지, 이듬해 2월2일자 매일경제는 “값싸고 실용적이어서 주니어나 캠퍼스웨어로 아주 적격”이라며 “브루진”을 소개했다. 2년 뒤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에 청바지 판매 코너가 생겨났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까지 “브루진”과 “블루진”으로 불린 청바지는 세련된 청춘의 상징이면서 ‘통기타와 장발 그리고 생맥주’와 한 묶음으로 ‘오도되고 퇴폐적인’ 젊음을 비난하게 했다. 무엇이든 통제당해야 했던 당대의 암울한 기운 탓이었을까. 그래도 외제 ‘짝퉁’을 팔아 폭리를 취한 장사치들이 심심찮았으니 청바지는 이제 막 유행의 길에 들어섰음에 틀림없었다. 청바지를 즐겨 입고 무대에 서는 혼성듀오 블루진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후 청바지만큼 꾸준히 사랑받아온 패션 아이템도 없을 터이다. ‘청청 패션’의 핵심 역시 청바지이니, 영원한 젊음의 상징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데 이의가 있을까.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낡은 범선 돛의 캔버스천을 이용해 독일 출신 미국인 리바이 스트라우스와 재단사 제이콥 데이비스가 만들었다는 청바지는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의 작업복이었다. 노동과 젊음! 여전히 힘겨운 시대의 상징이지만 또 다시 활력의 기운을 회복할 것이라는 푸르른 희망임을 그 출발점에서 읽는 이유다.

새로운 봄, 다시 희망을 찾아 나서자. 코로나19여, 어서 가라!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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