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4번’에 목마른 한화, 어깨 무거운 김태균-이성열

입력 2020-03-3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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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왼쪽)-이성열. 스포츠동아DB

새 시즌 한화 이글스 타선은 지난해보다는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징계에서 벗어난 리드오프 중견수 이용규와 부상에서 회복한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복귀하는 데다, 2차 드래프트와 방출선수 영입을 통해선 외야수 정진호와 김문호가 새로 가세했다. 장진혁, 유장혁, 노시환 등의 성장세 또한 반가운 요소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진행되고 있는 국내훈련과 자체 청백전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도 이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러나 불안요소 또는 의문부호 역시 분명 존재한다. 가장 큰 고민거리가 4번타자다. 승부처에서 꼭 필요한 한방을 쳐줄 묵직한 4번타자가 필요한데,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꽤 취약한 편이다. 지난해 한화의 팀 홈런은 88개로 8위(전체 1위는 128홈런의 NC 다이노스)였는데, 팀 내 1위가 21홈런의 이성열(전체 1위는 33홈런의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이었다.

이성열은 지난해 한화에서 4번 타순에 가장 많이 기용된 타자이기도 하다. 모두 209타석에 들어섰다. 반면 4번의 이미지가 강한 김태균은 186타석으로 외국인 외야수 제라드 호잉(208타석)에게도 미치지 못한다. 김태균이 좀처럼 장타력을 되찾지 못하자 이성열과 호잉에게 짐이 지워진 결과다. 지난해 호잉은 주로 3·4번을 오가며 18홈런, 김태균은 4번 또는 5번으로 나서며 6홈런을 뽑았다.

지난해 성적에 근거하면 올 시즌에도 이성열 또는 호잉이 4번의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그러나 김태균이 이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1982년생 김태균 못지않게 1984년생 이성열도 체력적으로 안배가 필요한 노장이고, 호잉은 수비와 더불어 주루까지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기왕이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나눠맡는 김태균과 이성열이 타격에서 더 기여해주는 것이 한화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17일부터 치러지고 있는 한화의 국내 청백전에서 이성열과 김태균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은 예열단계라 둘 다 홈런은 없다. 또 이성열은 컨디션 난조로 총 5경기 중 1경기는 거르면서 11타수 2안타(2루타 1개) 2타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김태균은 14타수 5안타(2루타 2개) 3타점으로 착실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1년 1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마친 뒤 “예우에 따른 보장(장기계약)보다 올 시즌 결과를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받겠다”고 했던 다짐을 지키려는 의지가 굳건하다. 지난 3년간 매 시즌 20홈런 이상을 넘긴 이성열은 부상만 없다면 올해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다. 중량감 넘치는 4번타자를 갈구하는 한화에선 그래도 믿을 구석은 김태균과 이성열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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