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 되찾은 레전드 이강철 감독, “1749개보다는 1751개가 낫죠”

입력 2020-04-02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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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기억도 못하던 부분이었습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은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프로 통산 602경기에서 2204.2이닝을 던지며 152승112패53세이브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데뷔 첫해인 1989년부터 10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랐는데, 이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KBO리그 불멸의 대기록이다.

그런 이 감독의 커리어가 살짝 달라졌다. KBO는 2일 “1982년부터 1996년까지 6168경기 기록 검증 및 데이터화를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쌓아온 기록이 워낙 쟁쟁하기에 큰 티가 나진 않지만, 통산 탈삼진이 1749개에서 1751개로 2개 늘었다. 송진우(2048삼진)에 이어 2위를 유지하며 나쁠 게 없는 소식이다. 아울러 1995시즌 평균자책점도 3.30에서 3.24로 낮아졌다.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기억도 못하는 부분이었는데 바로 잡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무래도 1749개보다는 1751개가 낫지 않겠나”라고 밝게 웃었다. 당사자도 기억 못하는 사소한 부분을 정정한 수고를 인정한 셈이다.

KBO가 경기 기록을 온라인을 기반으로 데이터화 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다.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작성된 수기 기록지를 팩시밀리로 받아 KBO 사무국에서 과거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 후 일자 별 성적을 출력해 문서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2001년부터는 경기장에서 온라인 경기 기록이 시작되고 경기 상황의 실시간 문자중계가 이루어지면서, 매 경기 기록이 곧바로 데이터베이스화 됐다. 수기 기록지와 온라인 기록지의 비교 작업까지 진행되면서 기록의 정확성도 확보됐다.

이후 KBO는 정확한 기록과 통계 정보 제공을 위해 기록위원회 및 스포츠투아이(현재 공식 기록 업체)와 협력해 과거 기록까지 데이터화 하기로 하고, 2000년부터 역순으로 수기 기록지를 데이터로 입력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입력된 데이터는 다시 수기 기록지와 문서로 보관된 성적과 비교 검수한 뒤 오류에 대해 검증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날 KBO 발표에 따르면 전준호 NC 다이노스 코치의 통산 도루는 550개에서 549개로 줄었고,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의 완투는 60개에서 61개로 늘었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의 통산 탈삼진(정정 후 1334개)이 3개 누락된 것도 이번 발표를 통해 정정됐다.

KBO 관계자는 “과거 기록 전산화의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과거 기록을 조금 더 세세히 알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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