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 영화 3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때가 있을까.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은 홀로 흩어지고 만다. 여기저기 꽃망울이 터지고 있지만 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도, 다 함께 즐길 수도 없어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고 한숨만 내쉴 필요는 없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직접 맞아야 봄을 실감할 수 있는 건 아닐 터이다. 셰익스피어는 “음악을 듣는 순간만은 악한 사람도 아름다워진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음악이란, 멜로디와 리듬으로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만이 아니라 웃음과, 다정한 눈물과, 함께 보듬어 안게 하는 따스한 한 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면 무리일까. 그건 또 하나의 ‘희망 바이러스’이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당분간 집에 머물러야 한다면, 집에 머물고 싶다면 TV와 컴퓨터를 켜보라. 그리고 한 편의 드라마와, 한 편의 영화와, 한 곡의 노래가 품어낸 ‘희망 바이러스’를 확인해보라.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더욱 더 전파되길 바라며….
● 리틀 포레스트 (감독 임순례·주연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고단함 달래준 음식들…저절로 ‘힐링’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진제공|영화사 진진
●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감독 켄 로치·주연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
‘을’의 말못할 고통?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영화 ‘라라랜드’. 사진제공|판씨네마
● 라라랜드 (감독 데이미언 셔젤·주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답답함 해소해줄 춤과 노래의 판타지
희망과 연대의 새로운 봄을 맞기 위해 어깨 힘을 좀 빼볼까. 사랑 속에서 각기 꿈을 찾아 나선 두 남녀의 이야기. 꿈을 향한 여정은 결코 편하지 않아서 도중 나자빠지는 길에서 사랑마저도 상처로 남는다. 상처는 훗날 추억의 단단함에 안기게 될까. 세월이 흐른 뒤 두 사람이 미소의 환한 얼굴을 마주하는 건 아마도 그 덕분이리라. 꿈만으로도 일상이 굳건해질 수 있다는 ‘판타지’? 그래도 좋다. 고속도로를 빼곡히 메운 차량 행렬의 답답한 정체를 참을 수 없는 이들의 경쾌하고 발랄한 춤과 노래가 판타지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데, 일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