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초 무관중 개막’의 전제조건과 성패 좌우할 변수들

입력 2020-04-0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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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BO는 팀당 144경기 체제의 고수를 원한다. 10개 구단과 리그 전체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개막을 3차례나 연기한 이유다. 7일 소집된 긴급 실행위원회(10개 구단 단장회의)도 지금까지 압축된 논의 내용을 재확인했다. ▲5월초 개막과 ▲초반 무관중 경기가 핵심이다.

KBO가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5월초 무관중 개막’에는 전제조건과 몇몇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전제조건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현재처럼 한풀 꺾인 상태여야 한다. 하루 50명 선으로 줄어든 확진 규모가 기왕이면 그 밑으로 더 떨어져 개막 D-데이로 설정한 날까지 지속됐을 때다. 온라인 개학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는 각급 학교의 등교 가능 여부 역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다. 코로나19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공고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유지된다는 대전제 하에선 ▲철저한 방역관리 ▲외국인투수를 포함한 선발진 운용 ▲선수단의 집중력 유지 등이 5월초 무관중 개막과 그 후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이자,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방역관리와 차단은 시즌 도중 감염자 발생으로 리그가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조치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나온다면 시즌 단축, 즉 팀당 경기수의 축소는 자연스러운 귀결이기 때문이다. 5월초 개막해 차질 없이 일정을 소화한다고 해도 한국시리즈는 11월 중순에야 끝난다. 확진자 발생으로 최소 2주를 쉬게 되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다. 시즌 도중 불의의 개점휴업은 곧 손실을 의미한다.

각 팀의 원정경기 관리가 최대 난제다. 원정숙소 이용과 이동 시 감염 차단을 위해선 팬을 포함한 불특정다수와의 접촉은 당연히 차단되어야 한다.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자가격리’에 준하는 방역관리가 경기장 안팎에서 물샐 틈 없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발진 운용과 집중력 유지는 경기력 측면에서 개막 직후 큰 고민거리로 대두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특히 지연입국으로 인해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친 외국인투수들을 보유한 5개 구단은 5월초 개막과 동시에 선발진 운용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지금부터 남은 3주간 마운드의 주축인 외국인투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간적으로는 빠듯한 편이다.

따라서 매년 시즌 초반 단골로 등장하거나 검토되곤 했던 ‘6선발’ 또는 ‘1+1 선발’ 같은 변칙 선발로테이션이 올해는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까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올 시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선발진 운용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집중력 유지도 빼놓을 수 없다. 팬들의 응원 함성 없는 무관중 경기는 집중력 저하를 불러오면서 경기력을 떨어트릴 우려가 높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집중력 유지는 필수다. 집중력 유지에 실패해 부상자까지 줄을 잇는 팀은 장기 레이스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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