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사무국 vs 선수노조 볼썽사나운 줄다리기…‘외계인’ 페드로의 일침

입력 2020-06-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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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마르티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메이저리그(ML)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개막시점을 두고 거듭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돈만을 생각하는 행태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49)는 양측의 대립에 일침을 가했다.

코로나19로 스프링캠프를 중단한 ML은 여전히 개막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경기수에 비례해 연봉을 삭감하는 안에 순조롭게 합의했다. 가령 기존 일정(162경기)의 절반인 81경기를 치를 경우 연봉의 절반만 수령하는 식이다.

하지만 사무국은 무관중으로 인한 입장수입 감소를 이유로 추가삭감을 요구했다. 선수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기존 일정의 절반 이상인 114경기를 치르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경기수를 늘리면 중계수입도 늘어 선수들에게 돌아갈 몫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자 구단들과 사무국은 아예 반대방향을 제시했다. 50경기만 치르는 대신 경기수 비례 삭감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무국은 7월초 개막을 계획 중이지만 여전히 연봉 등 금전적 문제로 확정하진 못하고 있다. 외부의 시각으로는 이런 행태가 곱게 보일 리 없다. 마르티네스는 2일(한국시간) NBC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단과 선수노조가 팬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은 그 다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들다. 일반인들은 안정을 취할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야구는 힘든 상황을 조금이나마 잊게 만든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팬들만 생각하라. 집에만 머물며 야구를 그리워하는 가족들도 떠올려라.” 마르티네스의 이야기다. 선수와 구단 입장에서 천문학적 금액이 순식간에 증발할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마르티네스의 일침이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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