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창원 NC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만루에서 NC 마무리 원종현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왜 많은 이들이 마무리투수를 ‘수호신’이라고 부르는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원종현(33·NC 다이노스)이 1.2이닝 세이브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NC는 2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7로 승리하며 4연속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톱 타자 박민우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불펜이 여전히 흔들리는 상황에서 만든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위기는 뚜렷했다. NC는 5-1로 앞선 6회초 이재학과 강윤구가 나란히 5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리드를 빼앗긴 2사 2루에 등판한 박진우가 땅볼로 이닝을 종료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7회는 순조롭게 넘겼지만 문제는 9-6으로 앞선 8회였다. 박진우가 1사 후 안타와 볼넷 두 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NC 벤치의 선택은 마무리 투수의 조기 투입이었다. 가장 확실한 카드인 원종현을 만루 위기에 내보낸 것.
원종현은 첫 타자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한 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꾼 것. 이어 안치홍에게 몸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이대호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1사 만루에서 한 점만 내주는 것은 마무리 투수로선 최상의 결과다. 9회는 깔끔했다. 전준우를 뜬공, 한동희를 삼진으로 솎아낸 뒤 김재유를 다시 땅볼로 처리해 시즌 13세이브째를 거뒀다. 이 부문 단독 선두. 이동욱 감독은 원종현을 아끼기 위해 가급적이면 멀티이닝을 맡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선두 수성에 꼭 필요한 순간으로 여겼기에 과감한 선택을 했고 결과도 따라왔다.
경기 후 원종현은 “상대가 쫓아와 (박)진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흐름을 막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상황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마음 비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세이브 순위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기록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할 수 있다면 이번 시즌에 45개 정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원종현이 목표로 내건 45세이브를 거둔다면, NC의 대권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NC와 원종현의 기분 좋은 레이스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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