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대신 빈공’ 전북이 수상하다…사라진 화력 어쩌나?

입력 2020-07-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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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1부) 챔피언 전북 현대에는 뚜렷한 팀 컬러가 있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불린 공격축구다. 그리 오래된 기억도 아니다. 라이벌을 만나도, 약체를 만나도 공세를 퍼부었고, 지고 있으나 이기고 있으나 스트라이커를 투입해 더 많은 득점을 노렸다. 아무리 스코어가 벌어져도 공세를 유지하는 것을 상대에 대한 예의로 여겼고, 스스로의 자긍심으로 봤다.

하지만 올 시즌 전북은 다르다. 극심한 빈공에 시달린다. 4, 5일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에선 12개 팀 체제의 K리그1 역대 한 라운드 최다 골(28골)이 터졌지만 전북은 침묵했다. 상주 상무와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5월 30일 강원FC와 원정경기에 이은 시즌 2번째 패배로, 스코어마저 같았다.

전북은 8승2패, 승점 24로 선두다. 그런데 불안하다. 9라운드 직후 승점 4까지 벌어졌던 2위 울산 현대(승점 23)가 다시 추격해왔고, 3위 상주(승점 20)와 격차도 줄었다. 4위 대구FC, 5위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19) 역시 방심할 수 없다.

아쉬운 부분은 화력이다. 10라운드까지 전북은 15득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울산은 23골, 대구와 포항은 21골씩 챙겼다. K리그에서 다득점은 아주 중요하다. 승점이 같다면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이다. 득실차는 그 다음이다. 지난 시즌에도 전북은 울산과 승점 동률(79점)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전북이 올 시즌 K리그1에서 3골 이상 터트린 경기는 4-1로 대승한 6월 FC서울전이 유일하다. 3득점 경기는 없고, 2득점 경기도 4회뿐이다. 이겨도 시원치 못한 승리가 대부분이다.

확실한 킬러가 보이지 않는다. 이동국과 한교원이 나란히 4골씩 뽑았지만 주니오(울산·12골), 세징야(대구), 일류첸코(포항·이상 7골)와 격차가 크다. 다른 최전방 자원인 조규성과 벨트비크는 1골에 그쳤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상주 원정 직후 “울산이 아닌, 우리 결과가 우선”이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단, 확연히 떨어진 득점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결과도, 승점도 얻을 수 있다는 이치를 잊지 않았다면 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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