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선발로테이션 확정한 두산, ‘진짜’ 버티기가 시작된다

입력 2020-08-0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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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내내 두산 베어스를 괴롭히고 있는 키워드는 다름아닌 선발진이다.

애초 라울 알칸타라~크리스 플렉센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지난해 17승을 거둔 이영하와 유희관, 이용찬의 5명은 여느 팀의 선발진과 견줘도 밀리지 않았다. 두산이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선발진의 존재감이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기에 선발로테이션만 원활하게 돌면 그야말로 무서울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발진의 퍼포먼스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4일까지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ERA)은 10개구단 중 6위(4.71)에 불과하다.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채운 알칸타라가 사실상 2명의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멤버 중 2명이 이탈한 상태다. 이용찬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시즌 아웃됐고, 좌측 족부 내측 두상골 골절상을 당한 플렉센은 앞으로도 한 달여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플렉센은 한 달 안에 돌아오기는 힘들 듯하다. 뼈가 붙더라도 몸을 만들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하(5.62)와 유희관(5.31)도 ERA가 5점대다. 알칸타라의 활약을 제외하면, 계획이 어긋난 셈이다. 최원준과 박종기, 이승진, 조제영까지 4명의 대체 선발투수가 나선 11경기에서 4승7패로 크게 밀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최원준이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 팀이 3승1패로 선전한 것은 큰 수확이다. 한두 게임 차이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형국이라 더욱 그렇다.

플렉센이 돌아오기 전까진 지금의 로테이션을 유지하며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선발 대체자원으로 점찍었던 박치국이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면서 최원준과 이승진이 선발진의 빈자리를 메운다. 김 감독은 “일단 최원준과 이승진은 계속 선발로 나갈 것이다. 이승진은 구위와 변화구 모두 좋아서 경험을 더 쌓으면 괜찮을 듯하다”고 밝혔다. 최원준은 우완 사이드암, 이승진은 최고구속 148㎞의 빠른 공을 지닌 우완 정통파다. 이들이 공백을 잘 메우면 우완 정통파 3명(알칸타라·이영하·이승진)과 좌완(유희관), 사이드암(최원준)까지 투수들의 유형도 한층 다양해진다.

9위 SK 와이번스(24승1무50패)와 최하위(10위) 한화 이글스(20승1무54패)의 부진 탓에 5할 승률로도 5강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문턱은 더 높아졌다. 한번 발을 헛디디면 돌이킬 수 없는 절체절명의 승부. 우승 DNA를 장착한 두산의 버티기는 성공할 것인가.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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