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깊이있는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 그리고 김수현(문강태 역), 서예지(고문영 역), 오정세(문상태 역)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매주 명장면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1회 방송분에서 문강태(김수현 분)는 형 문상태(오정세 분)가 고문영(서예지 분)에게 동생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 함께 곁에 있어줄 가족이 한 명 더 생기는 것임을 알아주길 바라며 고문영과 끊임없이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영영 열리지 않을까 걱정하던 두 사람에게 문상태는 결국 “고문영! 빨리와”라는 말로 닫힌 마음을 슬며시 열었다. 기쁨에 찬 얼굴로 나란히 걷는 세 사람의 모습은 비로소 가족이 됐음을 느끼게 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이에 앞선 8회에서 고문영은 전남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환자 이아름(지혜원 분)을 도와주려 나서다 뺨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일순간 눈빛이 돌변한 고문영이 돌덩이를 들고 반격하기 직전, 문강태가 한걸음에 달려와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예상 밖에 전개가 펼쳐졌다. 평소 참기만 한 문강태가 그답지 않게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감정을 폭발시킨 이 장면은 고문영에 대한 문강태의 각성이 이루어진 장면이기에 짜릿한 쾌감과 설렘을 동시에 안겼다.
또한, 지난 9회에서 문강태가 고문영과 난생 처음 일탈을 누리는 동안 문상태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서운함과 동생을 고문영에게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그만 쌓인 감정을 폭발시키고 말았다. 특히 어릴 적 강에 빠진 자신을 두고 도망치려다 돌아온 동생의 기억을 쏟아내며 울분을 토해낸 것. 문강태 역시 마음의 짐과 같은 과거가 수면위로 드러나자 패닉에 빠졌고, 손까지 빌며 오열하는 장면은 극한 슬픔을 전했다.
고문영 작가 출간기념 사인회에 가는 문상태를 표현한 장면도 박신우 감독의 연출과 CG가 빛난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예쁜 새 그림이 날아와 문상태를 이끌고 벽화 그림들이 춤을 추는 등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 하나하나가 마법처럼 살아난 것. 한 편의 뮤지컬 같던 이 장면은 들뜬 문상태의 순수한 마음을 재치 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 마음에도 깊이 새겨졌다.
사진제공=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상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