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부터 11위가 한 경기차…K리그1의 역대급 순위경쟁

입력 2020-08-1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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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나상호. 사진|스포츠동아

가히 ‘역대급’이라 불릴 만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과거 여느 때보다 뜨거운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은 1위 울산 현대(11승3무1패·승점 36)와 2위 전북 현대(11승2무2패·승점 35)의 선두 싸움이 아니다. ‘6위 전쟁’이다. 15라운드를 마친 현 시점에서 6위 성남FC부터 11위 수원 삼성까지 격차가 한 경기(승점 3)에 불과하다.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의 멀티골로 2-0 승리를 챙긴 성남은 4승5무6패, 승점 17로 단숨에 11위에서 6위로 도약했다. 그에 앞서 수원은 8일 울산 원정에서 절대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득점 없이 비겨 귀중한 승점 1을 보탰다. 수원은 3승5무7패, 승점 14다.

순위만 놓고 보면 두 팀의 간격은 상당해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승점 3은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고, 뒤집을 수 있다. 성남은 안심할 수 없고, 수원은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단 한 경기만으로 11위에서 6위로 5계단이나 뛰어오른 성남이 좋은 사례다. 그만큼 살얼음판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K리그1(1부)에서 6위의 의미는 각별하다. 우등 클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K리그는 총 22라운드 체제의 정규리그를 치른 뒤 상(1~6위)·하위(7~12위)로 나눠 팀당 5경기씩 소화하는 파이널 라운드를 펼친다. 6위는 K리그2(2부) 강등을 걱정하지 않고 최상위 팀들과 실력을 겨루면 되지만, 7위부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생존경쟁으로 내몰린다.

5승1무9패, 승점 16으로 8위에 올라있는 FC서울의 약진이 특히 눈에 띈다.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최용수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김호영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2연승이다. 14라운드 성남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7일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5라운드 강원FC전에서도 2-0 승리를 챙겨 급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락한 명예를 회복하고 순위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꼭 잡아야 했던’ 팀들을 차례로 돌려세운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3위 다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6위가 명예가 걸린 순위라면, 3위는 실리를 얻을 수 있는 위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의 마지노선이다. K리그에 할당된 출전권은 ‘2+2’장으로, K리그1과 FA컵 우승팀은 조별리그로 직행하고 리그 2·3위는 단판 플레이오프(PO)를 거쳐야 조별리그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다만 올해는 한 가지 새로운 변수가 있다. 15경기에서 8승(4무3패·승점 28)을 챙겨 3위에 올라있는 ‘군팀’ 상주 상무의 선전이다. 내년부터 연고지를 경북 김천으로 옮기는 상무의 K리그2 자동강등이 확정된 터라 현 순위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4위한테도 ACL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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